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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Jan 12. 2022

우리의 이별이 언제인지 알 수 있다면

친구 아버지의 부고를 들었다. 내 기억에도 계시던 분이었다. 우린 고작 서른 넷이고, 이제 겨우 삶의 무게를 내려놓은 당신이었을 텐데. 이토록 빨리, 이별이 와 있을 줄은 감히 누구도 짐작할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에겐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아있는 것일까. 나는 가끔 우리가 각자 가지고 있는 삶의 길이를 알게 된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우린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지금처럼 치열하게 살아갈까? 아니,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우리가 만일, 우리 삶의 남아있음을 눈으로 보게 된다면. 우린, 서로를 더 사랑할 것이다. 서로를 아프게 한 시간조차 아파서 더 사랑하고야 말 것이다. 서로를 따스히 안고, 용서하고,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다.


우리의 이별이 언제인지 알 수 있다면.


20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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