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삼아 도서관에 갔다. 책을 대출하고 나오는데 엘리베이터 옆에 `풍경` 놓여있었다. `풍경`은 화성시 문화 재단에서 발행한 도서관 소식지이다. 오랜만에 보니 반가워 얼른 손을 뻗었다.
책의 사이즈가 작아져서 한 손에 잡고 걸으면서 보기에 편했다. 내용도 더욱 알차지고, 읽을거리가 풍부해졌다.
스르륵 넘기니~
연재 코너 `나를 바꾼 책, 나를 바꾼 도서관`에 나태주 시인의 사진과 글이 떡하니 실려있었다!
오~ 시인 중에 제일 반가운 분이다. 다른 시들은 몇 번을 곱씹어 봐도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나태주 시인의 시는 몇 번을 봐도 새로운 감동을 받게 된다. 그 이유가 짭고 쉬운 말 쓰여있어서는 결코 아닐 것이다.
시인은 책에 대한 생각을 3페이지에 걸쳐 썼다. 역시 이런 글도 편안하고 맛깔나게 잘 쓰시는구나.
시인이 책에 대한 매력을 알게 해준 건 만화책이라고 한다. 이건 찌지뽕이다. 나도 그랬다. 깨비 책방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리면서 만화책을 빌려봤고, 친구 따라간 컴퓨터 학원에 챔프와 보물섬이 있는 걸 보고 엄마를 졸라 학원에 등록했더랬다. 물론 엄만 이 사실을 아직도 모르신다. 만화책 보는 걸 엄청 싫어하셔서 매번 몰래 숨어서 봤었다.
이게 한이 맺혀서 그런 건지, 지금 난 아이들이 보고 싶다고 하면 만화책도 잘 사주고, 함께 보는 엄마 노릇을 하고 있다. 좀 지나치게 만화책만 찾으면 신경이 쓰이지만, 만화책도 책이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시인님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다.
시인은 만화책이라도 책의 매력을 느껴 책을 좋아하게 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책을 좋아하게 되면 가까이하게 될 것이라고, 사자성어 근묵자흑을 예로 들어 설명하셨다. `책을 가까이하면 책이 된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