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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Aug 10. 2021

[오늘을 남기다] 복(福) 날

하늘 스케치북 위에 몬스테라

오늘이 말복이란다.

달력을 보면서 한 번도 복날, 대보름, 동지… 뭐, 이런 날들을 챙겨 본 적이 없다.

누가 “오늘 복날인데 건강한 거 드셨어요?” 하고 물어보면 ,

“아, 오늘이 복날이구나.” 한다.

이런 날은 귀차니즘의 핑곗거리가 되어

건강할 것만 같은 음식을 배달해서 먹는다. 물론 그것도 애들이 있을 때 얘기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집에 없다. 지난주부터 2주 동안 시댁에 가있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퇴근할 때까지 내내 혼자 집에 있다.

거실에서 뒹굴다. 방에서 뒹굴다.

해가 지나가고 난 자리를 찾아 누워서 책도 보다가,  영화도 보다가, 드라마도 보고, 짤도 보고.

너무 누웠다 싶으면 잠깐 일어나 그림도 그리고, 글도 써본다.

결혼하고 처음 갖는 자유시간이자, 진정한 요양을 하고 있다.(어머니, 형님들, 아가씨 정말 찐하게 감사합니다.)


복의 마지막이라 그런가 오늘은 더위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거무스레한 구름이 한데 몰려다니가 어느 순간 사라지고,
새하얀 거대 구름들이 몰려다니며 해를 가렸다.
게다가 살랑이는 바람까지.

그러니 이런 복(福) 날은 굳이 특별한 음식을 챙겨 먹지 않아도,
달걀 프라이 하나만 먹어도 충분히 기력 회복이 되는 것만 같다.


 

202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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