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들들과 전쟁을 치른다.
예준이 말대로 매일을 햄스터 쳇바퀴 돌아가듯 산다.
전쟁의 원인도 결과도 그러하다.
아이들이 잠자리를 찾아 들어가고 나야 휴전이 된다.
그리고 나는 전쟁의 잔해들을 치운다.
열흘 전 빼빼로 데이에 종혁이가 학교에서 만들어온'사랑의 빼빼로'가 책상에 아직도 놓여있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만들어 온 것들은 1주일 정도 눈에 보이는 곳에 두었다가 버리는데,
이건 좀 길게 머물러 있었다.
종혁이가 사랑의 빼빼로의 유통기한을 "여름에 눈이 올 때까지"라고 적은 게 재미있어서
쉽게 버리지 못한 것 같다.
종혁이에게 유통기한이 왜 여름에 눈이 올 때까지라고 물으니
그 말은 영원히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란다.
후훗,
이런 것 때문에 아무리 매일이 전쟁이어도 거뜬히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전사들, 오늘도 수고했어.
나도 여름에 눈이 올 때까지 사랑해.
2021.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