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길에
놀이터를 바라보고 있는 의자를 보았습니다.
그 의자 위에 바나나 우유가 나란히 놓여 있었어요.
우유를 먹고 저렇게 나란히 놓고 가면 우짜노?
쓰레기는 치우고 가야지. 쯧쯧쯧
잠깐 혀를 차 봅니다.
그러다 문득,
나란히 놓인 바나나 우유가 다정해 보입니다.
누가 저렇게 다정히 앉아
어떤 달콤한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앞에 보는 건 깜깜한 밤에 물든 놀이터였겠지만
그들의 마음은 푸른빛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너른 바닷가 어디쯤은 아니었을까?
상상해봅니다.
하룻밤을 함께 지새운 바나나 우유 한 쌍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