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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Apr 26. 2020

[ 오늘을 남기다] 건강하자.



오랜만에 주말 아침에 운동을 했다.

마흔이 넘어가면서 여기저기 아파진다.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자며 집 뒷산을 올랐다.

높지 않은 산이건만 오랜만에 오른 산은 거친 숨을 몰아쉬게 했다.

그래도 산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인사도 건네며

재잘재잘 지저귀는 새들의 수다도 들어주며

물을 흠뻑 머금은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나뭇잎과 풀들에게 미소를 띠어주었다.

남편 손을 잡고 오르는 이 길에서 만나는 만물 반가웠다.


중턱쯤 내려올 때 신발끈이 풀렸다. 출발할 때 단단히 묶는다고 묶었는데.......

남편은 내 신발끈을 보자마자 쭈그려 앉아 다시 한번 단단히 묶었다.

언제 어디서든 내 신발끈이 풀리면 주저하지 않고 쭈그려 앉아서 묶어주는 남편이다.


“여보, 난 여보가 평생 이렇게 해줘야 해요. 내가 묶는다고 묶어도 항상 이렇게  풀리더라고.

 여보가 묶어주면 안 풀리는데.”

“당연하지, 내가 평생 해주지.”


10년 넘게 살고 있으면서 새삼 간지러운 고백을 주고받고 산을 내려왔다.

다리를 풀고 스트레칭을 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


2020.4.26.

#운동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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