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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Nov 02. 2023

밥 잘 차려주는 착한 아들

새벽 6시에 일어나

헬스장에서 20분 자전거 타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아침을 준비하는 사춘기 아들.


평소엔 자기 밥만 차려먹다가 

엄마 아빠 아침을 준비해 주고 싶다고 하더니 

새벽부터 깨우는 사춘기 아들.

치아바타 프렌치토스트!

사춘기 아들이 준비한 아침이다.

아들이 만든 게 뭐가 됐든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으로 빵 먹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남편도 싫은 내색 감추고

빵 귀퉁이를 잘라먹으며 말했다. 

눈만 비비고 나와 식탁 앞에 앉은 엄마 아빠는

치아바타 프렌치토스트의 달달함에 눈이 번쩍 떠졌다 ㅎㅎ  


"오~ 아들 뭐야~ 맛있는데?"


"아들~ 어떻게 만든 거야?"


맛있다고 감탄하면서 이런 거 꼭 물어봐 주는 게 만들어 준 사람에 대한 

예의 아니겠는가. 


아들은 신이 나서 얘기를 했다. 

"냉동실에 있던 치아바타를 해동해서 

 납작하게 썰어

 소금 살짝, 후추 살짝, 섞은 계란물에 빠뜨려 푹 적시고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굽고, 

 잘 구워진 빵을 한쪽으로 밀어놓고

 한쪽에 설탕을 한 숟가락 넣고 녹여요.

설탕이 다 녹으면 한쪽으로 밀어 놨던 빵을 끌고 와서 

녹은 설탕에 뒹굴 리면 끝.

접시에 담고 냉동베리 곁들이기."


안 물어봤으면 어쩔 뻔 ㅋㅋㅋ


요즘 운동과 요리가 취미인 아들 덕분에 

삶이 조금 편하긴 하다. 

아침 안 차려줘도 되고, 

가끔 저녁도 알아서 해결하고,

또 가끔은 동생 저녁도 해준다.

언제까지 이럴지는 모르지만 ㅋㅋㅋ

너도 나도 이 시기를 즐기자꾸나. 

고맙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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