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가 6살 때 처음으로 그림책 전집을 샀다.
매일 도서관에서 빌려보다가 전래동화를 너무 좋아해서 집에 사두고 싶은 욕심이 생겼었다.
집에 전집이 처음 생기니 아들들도 나도 신나서 매일 읽었다.
둘째가 초등학교 삼 학년 때까지도 매일 밤 전래동화를 읽어주었다.
그런데 이제 그림책은 나만 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둘째는 전래동화는 버릴 수 없다며 자기 방으로 가지고 들어갔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그림책이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며 다시 밖으로 내놓았다.
할 수 없이 거실 책장에 다시 꽂아 뒀는데 괜히 책 위에 먼지만 쌓여 가는 게 아까웠다.
그래서 중고 사이트에 올려서 필요한 사람한테 주기로 했다.
공짜보다 약간의 값을 지불하고 사는 책에 더 정이 생겼던 기억에 1만 원만 붙여서 올렸다.
며칠이 지나도 아무런 관심도 연락도 없었다.
설마 1만 원이 부담스러운가 싶어서 '드림'으로 다시 올렸다.
역시 며칠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주위에 도서관이 많아서일까?
책이 이제 너무 흔한가?
아님, 읽을 아이들이 줄어드는 걸까?
속상한 마음을 누르며 쌓아뒀던 전래동화를 다시 책장에 꽂았다.
차마 버릴 수는 없고, 이 책으로 무얼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