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현재
예준이는 11살, 종혁이는 9살이다.
길어진 장맛비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가던 학교도 방학을 했다. 온라인 수업으로 정신없던 오전 시간은 여유로워졌다.
가만히 누워 라디오를 BGM으로 틀어놓고 오전 시간을 보낸다. 종혁이가 내 배를 베고 눕는다. 눈을 감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랫말을 따라 읊조리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눈을 번쩍 뜬다.
“엄마, 엄마는 가끔 이상한 거 알죠?”
종혁인 뜬금없이 말을 꺼낸다.
“내가 뭘?”
또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려고 그러나 하고 눈도 뜨지 않고 물었다.
종혁이는 또박또박 따지듯이 말했다. 당황스러웠다. ‘조금 무섭더라’는 말을 곱씹으니 내 모습이 그려져 부끄러워졌다.
“내가 그랬었나? 그런데 다들 그렇지 않나? 전화 한 사람한테 받자마자 화낼 수 도 없는 거잖아.”
혼자 구시렁거렸다.
요즘은 더더욱 아이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엄마(나)이다 보니, 아이들은 자신들 눈에 비친 엄마(나)를 자주 평가하고 지적한다.
아이들에게 항상 좋은 엄마, 멋진 엄마로 기억되길 바랄 수는 없지만, 이상한 엄마로 비치는 건 좀 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