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 도사님들 알아요?”
온라인으로 국어 수업을 듣던 예준이가 태블릿을 들고 나오며 묻는다.
선생님이 올려주신 동영상이라며 “무도사 배추도사의 옛날 옛적에”를 보여 주었다.
“우와~ 무도사, 배추도사님이네~”
정말 오랜만에 본 도사님들이라 엄청 반가웠다.
어렸을 때 일요일 낮에 전국 노래자랑이 끝나면 KBS 만화 시리즈가 했었다.
둘리, 하니, 원더 키디, 영심이, 무도사 배추도사의 옛날 옛적에, 은비 까비 등등. 여기에 나열하면서도 절로 웃음이 나온다.
“엄마도 이 만화 좋아했어요?”
“그럼, 엄청 좋아했지.”
정말 그랬다. 다른 만화들도 다 재미있었지만, ‘옛날 옛적에’가 제일 재미있었다.
“왜? 어떤 게 좋았어?”
예준이는 다시 물었다.
그러게 왜 그게 그렇게 재미있었을까?
전래 동화여서 그랬을까?
예준이가 6살 될 때 샀던 중고 전래동화 전집을 아직도 꺼내 읽는 모습이 떠올라 그렇게 생각해본다.
‘옛날 옛날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하면 지금도 아이들의 눈이 반짝이니까.
아마 나도 그랬었나 보다.
더군다나 그때 우리 집에는 동화책 한 권이 없었다. 아이가 셋이나 있는데 어쩜 그리 그림책 한 권 없었는지.
그러니 저 만화들이 책이었고, 영화였던 것 같다.
아들 덕분에 오랜만에 추억 돋아 너튜브로 몇 편 더 찾아서 아이들과 같이 보았다.
‘요즘은 왜 저런 만화가 다시 안 나올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202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