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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Oct 05. 2020

[오늘을 남기다] 반갑다, 가을아.

이제 아침, 저녁뿐만 아니라 낮에도 쌀쌀하다.


게으른 주인의 옷장에는 아직 반바지, 반팔이 한가득이다.


도톰한 옷이 돌덩이처럼 갇힌 압축팩에 문을 열어준다.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는 옷들이 묵은 냄새를 뿜는다.


너무 두껍지 않은 옷들만 꺼내서 세탁기에 돌리고,


선선한 바람을 뚫고 내리쬐는 햇살에 릴리 향을 풍기는 옷가지들을 나란히 걸어둔다.


바람이 분다. 차가운 가을바람이다.


오랜만에 밖에 나온 옷들은 바람이 반가워 춤을 춘다.


나도 덩달아 마음이 들썩인다.


반갑다, 가을아.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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