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써니 Oct 12. 2020

[오늘을 남기다] 인생 2막의 시작.

마흔이 되면서 가장 큰 변화 중에 하나는 머릿속이다.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자리 잡으면서

선택과 집중을 매일 되뇐다.

그러면서 머릿속 색깔이 점점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머릿속을 들추지 않으면 안보였다.

그냥 가끔 검은 것들 사이에서 반짝이는 정도라고 할까.

그런 머리카락을 본 종혁이는

빤딱이는 은빛이 좀 멋스럽다는 칭찬까지 했더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올해는 외부활동이 별로 없어 

버틸 대로 버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번 물들이기 시작하면 월례 행사로 해야 할 것 같아

생각만 해도 귀찮았다.


그런데 이것들이  슬금슬금 밖으로 삐져나오고, 위로 솟구치기도 하고,

살짝 들추기만 해도 희꾸무리한게 영 맘에 안 든다.


아, 하루가 다르게 하얗게 덮여가는 머릿속을 이제 그냥 둘 수가 없겠구나.

조금 씁쓸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20년 만에 머리카락의 색을 바꿔보려니 설레기도 한다.

인생 2막이 시작되는 것처럼.


2020.10.11

 


 






작가의 이전글 [오늘을 남기다] 반갑다, 가을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