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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Oct 28. 2020

형제의 등교 법

2020년 현재

예준이는 11살이고, 종혁이는 9살이다.


일주일에 딱 두 번! 두 아들이 함께 등교한다.

오늘은 그 첫날. 아이들 등교시키고 동네 친구와 커피 한 잔 약속을 잡았다.

친구와 수다 떨 생각에 학교 가려고 가방 메고 나가는 아이들에게 한껏 상냥하게 배웅을 해주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아들들은 사이좋게 나란히 서서 웃는 얼굴로 인사를 했다.

“아들들 사랑해~! 즐겁게 보내고 와~”

나는 두 팔을 크게 부풀려 손끝을 정수리에 모아 하트도 만들어 보였다. 아이들을 태운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고 들어왔다.

아이들이 벗어놓고 간 옷가지들을 세탁 바구니에 던져 놓고, 물을 한 컵 따라 들고 학교가 보이는 창문에 섰다.

“음음~ 음~ 우리 아들들 잘 가고 있나?”

콧노래가 절로 나와 흥얼거렸다. 걷고 뛰고 장난치며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니 이제 좀 생활의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 아들들은 어디 있나?”

아이들 무리 속에서 아들들을 찾았다. 남자아이 둘이 나란히 가고 있는 쪽만 계속 찾았다.

아무리 봐도 아들들이 안보였다. 한참을 이리저리 눈을 돌렸다.


“엥, 왜 저렇게 가는 거야?”

아들들 서로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멀리 떨어져서 걸었다. 그것도 성격 급한 둘째는 쩌어~ 앞에, 만사에 느긋한 첫째는 뒤에 있었다.

집에서는 둘이 맨날 붙어서 낄낄거리면서, 학교는 왜 저러고 가는 걸까?

당췌 이해할 수 없는 형제의 등교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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