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제대로 마무리하는 질문 3가지

by 단단


이 글은 뉴스레터 <함께하는 독학클럽> 12월 31일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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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단단 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날에 레터를 보냅니다.

구독자 님께 올 한 해는 어떤 의미였나요?


저에게 2025년은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의 연속이었어요.

그 시행착오 덕분인지 제가 가야할 길이 희붐하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이러다 또 길을 잃을 수도 있지만

지금 제 눈에 보이는 이 길을 우선 열심히 가보려고 합니다.


오늘 레터는 바로 그 마음으로 썼습니다.


2025년,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수고한 나를 힘껏 껴안아 주는 하루 보내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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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올해의 성과, 경험, 활동 중에서

가장 뿌듯한 것은?


고민조차 필요 없는 질문이었다. 두 번째 책 <내 일을 위한 기록>을 출간한 것. 이 책을 제대로 만들고 파는 게 올해의 유일한 목표였다. <내 일을 위한 기록>은 2025년 세종도서에도 선정되었다. 쓴 사람에게만 의미있는 책이 아니라 읽는 사람에게도 의미있는 책이라고 공식적인 인정을 받았다. 뿌듯했다.


더 많이 팔려서 교보문고 광화문점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떡 하니 전시되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잘했다.


책 덕분에 다양한 시도도 할 수 있었다.


동네 서점과 도서관에 북토크 제안서를 보냈다 → 거절당했다

SNS라도 열심히 했더니 인스타 팔로워가 1만이 되었다 → SNS 글쓰기 강의도 했다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질문 2.

올해 했던 가장 치명적인 실수와

그 실수로부터 배운 것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완전히 다른 플랫폼이라는 걸 몰랐다. 인스타에서 반응이 좋은 콘텐츠를 유튜브에도 올렸다. 원소스 멀티유즈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하고 싶었다. 결과는 대실패. 인스타에서는 조회수가 50만이 넘는 콘텐츠가 유튜브에서는 3천을 넘기지 못했다. 내용만 좋으면 결과가 똑같이 좋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똑같은 사람이라도 장소에 따라 원하는 게 달라진다. 그걸 몰랐다. 유튜브는 미디어 채널이고 인스타그램은 네트워킹 채널이다. 유튜브에서도 소통을 할 수 있긴 하지만 인스타의 소통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유튜브의 소통은 영상을 보고 남기는 ‘리액션’이다. 인스타의 소통은 나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액션’이다. 리액션을 유도하는 콘텐츠와 액션을 유도하는 콘텐츠는 달라야 한다.


유튜브는 ‘남의 이야기를 들으러 오는 장소’다. 정보가 구조화되어 있고, 메시지가 선명할 수록 듣기 편하다. 유튜브에서는 10분짜리 설명 영상이 조회수가 높다. 유튜브에서의 소통은 관계 맺기가 아닌 평가와 반응이다. 끝까지 봤는지, 도움이 되었는지, 다음 영상에서는 무엇을 기대하는지 리액션을 한다.


인스타그램은 ‘내 이야기를 하러 오는 장소’다.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요즘 어떤 고민을 하는지 이야기한다. 인스타에서의 소통은 내 이야기를 덧붙이는 적극적인 관계 맺기다. 인스타에서는 명확한 결론이 없어도 내 고민과 과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 에세이가 조회수가 높다.


어떤 마음으로 오는지 다른 만큼 콘텐츠의 방향성도 달라야 한다. 유튜브에서는 시청자의 시간을 설득해야 한다. “이 영상은 당신의 10분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걸 구조와 내용으로 증명해야 한다. 내 유튜브에서 인기있는 영상은 잘 정리된 기록법이다.


인스타에서는 상대의 마음을 건드려야 한다. “나도 지금 그런데!”라고 외치며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콘텐츠, 내 감정을 드러내는 콘텐츠가 통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인기있는 콘텐츠는 뼈아픈 시행착오 에세이다.


원소스 멀티유즈의 순서를 완전히 바꾸기로 했다. 채널의 차이를 몰랐을 때는 일단 글을 쓰고, 인스타그램에 올려본 후 반응이 좋으면 유튜브 대본으로 편집해서 영상을 만들었다. 이제는 유튜브 대본을 먼저 쓰고 이걸 인스타그램에도 올릴 수 있도록 편집해서 인스타 카드 뉴스를 만들기로 했다.


리스크 관리다. 유튜브는 실패했을 때 잃을 게 더 많다. 10분 짜리 롱폼 영상을 만드는 데 나는 2주 정도 시간을 쏟는다. 반면 인스타그램 카드 뉴스는 하루면 만들 수 있다. 기회비용이 큰 유튜브를 중심에 두고 제작하되, 이걸 인스타그램에서도 터질 수 있도록 편집하는 게 쉽고 안전하다.




질문 3.

올해를 마무리하며

내려놓고 가야할 것 한 가지는?


나다운 것만 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 나답다라는 말이 나를 한계지을 때도 많다. 진짜 나다운 건 ‘나는 어떻다’라고 결론 내리듯 판단하는 태도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바뀌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나는 내향적이니까 저런 모임에는 못가, 나는 체력이 약하니까 저런 강의는 못해, 나는 이 주제를 좋아하니까 결과가 어떻든 이 이야기를 계속 해.” 이건 어떤 상황에서 드러나는 모습 일부를 내 전부라고 오해하는 태도다.


선물같은 기회는 나답지 않은 선택을 할 때 찾아온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하기 싫은 일을 피하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나다운 것과 편한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불편하고 어렵고 거부감이 드는 선택이 결과적으로 나다운 길일 수도 있다.


나다운 선택은 길이 뚫린 곳으로 가는 것이다. 뚫린 길은 쉬운 길도 아니고 가고 싶은 길도 아니다. 이걸 내가 했을 때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일. 그게 뚫린 길이다. 그래서 뚫린 길로 들어서면 처음에는 낯설고 어렵고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꾹 참고 뚫린 길을 따라 걷다보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자연스러워야 오래할 수 있다. 오래해야 깊어진다. 깊이 해야 영향력이 생긴다.


내년에는 무엇이 나다운 것인가 고민할 시간에 어느 쪽이 뚫린 길인지 살펴봐야겠다. 올한해 이리저리 시도해보면서 다행히 뚫린 길의 방향을 알 수 있었다.


지금 나에게 뚫린 길은 ‘기록 정리’다. 사람들이 나를 찾는 이유는 한결같이 ‘정리’였다. 그 피드백을 무시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했다. 결과는 유튜브 구독자수 정체, 수익 정체, 그로 인한 무기력과 좌절이었다.


좋아하는 것 vs 잘하는 것, 둘 중에 뭘 선택해야 하느냐고? 이제 확실히 대답할 수 있다.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 명확하게 잘하는 게 있는데 좋고 싫고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잘하는 걸 더 압도적으로 잘하게 되면 그 분야에서 나만의 성취를 할 수 있다. 그러면 좋아할 수밖에 없다. 애초에 이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압도적으로 잘하는 게 아직 없다는 뜻 아닐까. 압도적으로 잘하는 것. 내 안에서 찾든 밖에서 배우든, 어떻게 해서든 압도적으로 잘하는 걸 갖춰야 한다.


내가 잘하는 그 일을 왜 잘하게 되었을까? 거기에 답이 있다. 잘하는 일에는 좋아하는 요소가 분명히 있다. 그걸 찾으면 된다. 어차피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모든 게 다 좋을 수는 없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다가 싫어하는 요소를 발견하고 실망하기보다 잘하는 일을 하면서 그 과정에서 좋아하는 요소를 발견하는 게 더 낫다. 성과가 나지 않는데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일을 뚝심있게 계속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년에는 나답지 않은 선택을 많이 해보고 싶다. 그 과정이 나를 더욱 나답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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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업로드한 [기록 정리] 영상이 터졌어요. 지지부진했던 구독자수도 늘고 단번에 제 채널 1위 영상이 되었어요. 기록 디톡스 너무 자주 이야기해서 지겨워하실까봐 걱정했는데,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나를 모른다는 진리, 그러니까 내 핵심 주제를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해야 한다는 진리를 되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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