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다독임이 필요한 당신에게

불쑥 찾아온 가을에 마시는 바닐라 민트 차이

by 단단

며칠 전부터 서늘한 바람이 불더니 이제 정말 여름이 지나간 걸까. 올해는 9월말까지 더울 거라는 예보와는 반대로 때 이른 가을 날씨를 믿지 못하고 여름 이불을 그대로 덮었다. 선선하게 아침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일을 시작했다. 8월의 재택근무 옷차림 그대로 얇은 잠옷바지에 반팔을 입고서. 밀려드는 오전 업무를 마무리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제서야 쌀쌀하다는 생각이 든다.


긴팔 면티와 도톰한 고무줄 면바지로 갈아입고 나오니 딱 좋다. 재택근무를 할 때는 점심을 잘 챙겨먹으려고 다짐을 해도 막상 차려 먹을 생각을 하면 귀찮다. 냉동실에 소분해둔 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반찬과 국을 꺼내서 후루룩 먹고 설거지도 후딱 해버리고 소파에 앉아 어제 읽다만 책을 펼쳐본다. 베란다 창문과 거실 창을 열어두니 가을 바람이 굵직하게 들고 난다.


여름이 떠난 것을 이제는 믿어야겠지. 올해 여름은 유독 사라진 기분이었다. 코로나로 물놀이 여행을 못 간 탓도 있겠지만, 쉬지 않고 내리던 장맛비에 여름마저 떠내려간 것만 같았다. 그래서 9월까지 무더위가 이어진다는 뉴스가 싫지만은 않았는데. 불쑥 찾아온 가을 바람에 마음도 헛헛해진다.


이럴 때는 어떤 차를 마셔볼까. 차 서재 (우리집 책장에는 책 대신 차가 있다. 그래서 책 서재가 아닌 차 서재라고 부른다)를 둘러보다가 눈에 띈 것은 리쉬티의 바닐라 민트 차이.



차이티 하면 러시아와 인도차가 떠오른다. 두 나라 모두 향신료를 좋아한다. 감초, 계피, 카다몸, 정향 등등 강렬하고 독특한 향신료가 특징이다. 바닐라 민트 차이는 러시아나 인도의 강렬한 차이티보다는 차분하다.


(모두 유기농) 중국 보이차 60%, 페퍼민트 18%, 계피 13%, 바닐라 5%, 감초 4%



비율을 봐도 알 수 있다. 보이차 베이스 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페퍼민트이다. 페퍼민트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보이차와 계피 위에서 산뜻한 상쾌함을 준다. 시원한 페퍼민트가 계피향과 섞이어 너무 가볍게 뜨지는 않는다. 페퍼민트/계피와 보이차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바닐라와 감초다. 차 봉투를 열면 가장 먼저 코에 훅 들어오는 페퍼민트/계피향 다음으로 차분하게 단 바닐라와 감초의 향이 느껴진다. 그리고 우린 차의 중후한 맛은 보이차가 마무리한다.



겨울이 아닌 가을의 첫 바람에 이 차가 생각나는 것은 페퍼민트와 계피 때문일 것이다. 한겨울에는 계피와 생강이 중심인 무거운 차이티가 반가울 것이다. 지금의 서늘한 바람은 오들오들 떨다가 몸을 녹이는 차 한잔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선선함에 문득 떠오른 차이티 한잔이다. 여름이 떠난 것을 믿지 못하고, 가을이 온 것을 아직 모르다가 이렇게 불쑥 가을이 왔구나 알아차렸을 때. 오늘의 차는 바닐라 민트 차이.



직접 고르고 구매해서 마셔본 차를 소개합니다.


브랜드명 | 리쉬티 (RISHI TEA)

제품명 | 바닐라 민트 차이

가격 | 22,000원 (6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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