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보내야 했던 계절에게
막 도착하신 당신께
조금만 더 머물러 달라는 말을
너무 빨리 건네었나 봅니다
사과의 껍질이 다 깎일 즈음이면
조금은 덜 그리워할 텐데 말입니다
어느 것을 손에 담아도
늘 한 뼘에 넘치는 당신의 너그러움이 좋았습니다
차가운 종이 위에 당신의 손길이 닿으면
서툰 정성을 다해 바른 생크림 조각들이
차곡차곡 덮입니다
아무래도 그곳은
당신의 다정이 머무르는 곳인가 봅니다
눈물을 흘리는 날이 다가올 때는 그저
숨죽여 하염없이 당신의 옷깃만을 바라볼 뿐입니다
멀찍이 걸려있는 당신의 외투 한 벌을
몰래 가져와 빨래를 하는 동안에
아마도 당신은 떠날 채비를 마치셨겠지요
올해도 급히 떠나는 당신께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이 있습니다
‘다시 만날 다음 4월에, 나는 눈물을 꾹 참아보렵니다.’
봄을 한 사람처럼 떠올리며, 늘 너무 빨리 보내야 했던 계절에게 쓴 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