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태어나는 법

청춘을 모르고 지나온 이들에게

by meldliy

50분 후면 그 동네에 도착할 수 있어. 그곳에는 초원을 가득 담은 등껍질을 하고선, 두 발로 서서, 느리지 않은 걸음으로 걷는 거북이들이 살아.


그들은 저마다 어울리는 초원을 등에 메고 한껏 굽은 등을 알아채지도 못한 채 걸어간단다. 가끔은 서로의 등을 공유하면서 이미 지나온 거리를 한 번 더 걷기도 해. 아마도 하루라는 필름 속에, 겹치는 장면이 대부분인 거북이들이 모였기 때문일 거야.


환한 지하동굴에 삼삼오오 모여 둥글게 앉고선 기타를 튕기는 일을 일삼고, 눈을 맞추는 일에 인색하지 않아서 도리어 말없이도 수많은 대화를 오고 간단다. 잠시 지나가는 옆 동네 이웃마저 느낄 수가 있는 그들의 계절은, 초록 도화지에 포근히 내려앉은 꽃잎을 닮았어.


첫 발을 디딘 날엔 부러워하는 마음 먼저 생길 거야. 손톱을 깎은 직후의 까슬함처럼. 아무리 다시 생겨나지만, 애석한 알갱이는 흘려보내 주고 거름망 위에 끝끝내 남는 것처럼.


있지, 거름망 위에서 시작하는 위태로움 말야.

너는 반드시 거기서 다시 태어나렴.

거북이보다 느려도 좋으니

등껍질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을 정도의 보폭으로

아슬하게,

미끄럽게,

끝내 익숙하게,

지구 반대편의 시야에서 태어나주렴.



방음이 잘되는 지하 연습실을 잡고 노래를 부르는 일을 즐겨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연습실로 향하는 길은 10분 남짓이었을까요. 그 길을 걷는 동안 유독 그 동네에서는 커다란 기타를 등에 멘 채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다섯, 여섯 명쯤의 무리들을 자주 마주치곤 했습니다. 그들은 청춘의 시각화였습니다.


만약 지금껏 청춘을 모르고 살아온 누군가가 있다면,

그 동네를 조용히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