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밑에 고인 사랑

엄마, 아빠로 불리는 동안

by meldliy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불리우지 않아 눈으로만 품고있는 이름에 대하여

내 것이 아니었던 이름은 배꼽 아래에서 태어나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배꼽 아래에서 밀려 올라온 울음이

처음으로 공기를 가를 때

그것은 허락도 없이 우리의 것이 되네요

내 것이었던 이름은 그곳에 정착하기엔

무척 가벼운가봅니다


뱉어내는 일에 목적이 없대도

혀 밑에 고인 것이라곤 사랑 뿐이라

색깔 없는 솜털이 낳은 이름의 출처가 잠에서 깨는 건

막 태어난 두 음절이 깊이 박히는 순간이겠지요


너의 입에서 태어난 이름이

비로소 내 것이 되는 순간이 오면

열린 입이 닫히지 않도록 쓰다듬어 주는 수밖에

그러면 나는 부재라도 사랑하게 되려나요


한 손에 품어도 넘쳐나는 몸집인 탓에

유독 예쁜 밤의 얼굴을 한번 더 바라보는 수밖에


불리는 동안에만 존재하는 이름이라면

우리는 지금 가장 또렷하게 존재하고 있는 걸까요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아기가 “엄마, 아빠”를 반복해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쓴 글입니다. 이미 각자의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한없이 같은 두 음절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누군가의 입에서 불릴 때 비로소 내 것이 되는 이름. 그리고 그 이름으로 존재하는 시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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