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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반 수영일기, 엿 넷

늘지않는 수영실력

by 멜로디


기초반 수영 두 달차 마지막 주가 되었다. 25명으로 시작된 인원은 15명 정도로 줄어 들었다. 인원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강사님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져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아졌다. 강사님은 수영을 비롯한 모든 운동은 기초가 중요한데, 이 때 시간을 들여 반복해 연습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월, 수, 금 레슨을 받고 있던 나는 주말에 자유수영을 하며 잘 안 되는 동작을 반복해 연습했다. 배영을 3주 정도 강습 받고 주말이면 자유수영을 하며 연습을 하다 보니 물에 대한 공포감은 거의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강사님의 지적이 귀에 더 잘 들어왔다. 그리고 다른 회원들이 어떻게 수영을 하는지도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보니 배영 기초반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발차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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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의 발차기도 무릎을 많이 구부려 발차기를 하면, 저항을 많이 받게 되고 하체가 물에 잘 뜨지 않고 가라앉게 된다. 그래서 허벅지로 물을 눌러 준다고 생각하고 물 밖으로는 발 끝만 찰랑 거리며 나와야 하고 발목에 힘을 빼서 살랑살랑 거리며 물을 위 아래로 밀어 준다는 느낌으로 발차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연습 할 때 수영장에서 똑 바로 서서 발로 축구공을 뻥 찬다고 생각하고 한 발씩 발로 차면 발에 저항이 걸리는데 그 느낌을 살려서 발차기를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자유형은 엎드린 자세에서 고개를 좀 더 물속으로 넣어 하체를 물 위로 뜨게 하는 방법이 있지만 누워 있는 배영은 물속에 얼굴이 잠기면 코로 물이 들어와 고개를 이용해 발을 뜨게 하는 방법이 쉽지 않았다. 수영의 고수들이야 숨 쉬기를 이용해 물속에 고개를 넣고도 배영을 하지만 아직 기초반인 나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나 같은 기초반 회원들은 발차기를 열심히 해서 발이 가라앉지 않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유형은 발차기를 조금 덜 해도 고개와 팔의 힘을 이용해 발이 가라앉지 않지만 배영은 발차기를 열심히 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그러다 보니 배영을 하면서 발차기에 더 신경 쓰게 되고 배영 발차기를 신경 쓰다 보니 자유형 발차기도 개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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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 고개를 넣고 숨을 참았다가 아주 잠깐 숨을 쉬어야 하는 자유형에 비해 고개를 내 놓고 하는 배영이 훨씬 편하고 쉽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가며 배영이 오히려 숨이 더 차고 힘든 영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유선형 자세를 유지하며 팔을 돌리는 동작은 박자를 맞추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더 문제는 자유형에 비해 배영이 재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참 신기했다. 엎드려서 앞으로 나가면 자유형 이고 누워서 앞으로 나가면 배영인데 자유형은 재밌고 배영은 상대적으로 재미없었다. 자유형을 시작한지 2달이 지났고, 배영은 시작한지 3주가 되어서 덜 익숙한 탓도 있겠지만 만만하게 봤던 배영에게 배신을 당한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배영과는 쉽게 친해지기 쉽지 않은 느낌적인 느낌이...


어쨌거나 저쨌거나 두 달 만에 찾아온 이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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