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 동안, 회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주말 출근과 야근을 밥 먹듯 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자. 야근 수당도 받잖아. 돈이라도 벌자.’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텅 빈 사무실에 들어서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마지막 야근 날, 갑작스레 눈물이 차올랐고, 숨이 턱 막혔다. 너무나 집에 가고 싶었다.
막막함, 억울함, 피곤함…. 복합적인 감정이 몸을 통해 “이제 그만”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올해 1월부터 인스타그램 릴스를 꾸준히 만들어왔다. 성과가 크지 않아도, 매주 2~3편씩 업로드하며
포기하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5월의 현생은 너무 벅찼다.
‘그래도 해야지’라는 압박감 속에서, 이번엔 생각이 아닌 내 몸이 이끄는대로 움직였고,
나는 받아들였다.
퇴근 후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기 싫었고 그럴 에너지도 없었다. 그저 멍하니 누워 유튜브를 보다가 잠들기를 반복했다. 자책감도 들었지만, 최대한 생각을 비웠다. 객관적으로 내 상황을 바라봤고, 지금은 몸이 이끄는대로 움직이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새벽 5시 30분 기상, 운동, 출근. 하루 종일 사람들과 소통하고 머리를 쓰고, 야근을 마치고 집에 오면 밤 9시. 그 하루 끝에 무언가를 더 해내는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그렇게 한 달 간의 전쟁이 끝나고 지난주 금요일, 드디어 여유가 생겼다.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 멈춰 있었던 다이어리를 다시 펼쳤다. 계획을 쓰고,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제야 알았다. 아, 내 몸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었구나.
‘어차피 다시 잘 할 걸 아니까, 일부러 강제로 멈춰 세운 거였구나.’
참 고마웠다.
만약 그때도 ‘꾸준함’이라는 단어에 쫓겨 더 달리기만 했더라면,
지금쯤 나는 더 깊은 번아웃에 빠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잠시 멈추었기에 지금 다시 내 사이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싶어졌다.
조금은 더, 나를 위한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 같다.
무작정 달리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읽고 멈출 줄 아는 것 또한 꾸준함의 일부라는 것.
끊임없이 사유하고, 돌아보며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마주해왔던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앞으로는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는 ‘나의 꾸준함’으로 살아보려 한다.
무너지지 않고, 행복을 챙기며 나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