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스쿨혁명 에필로그

by 김은형

에필로그

어느 날 너와 나는 오렌지 열매 한 알을 낳았고

오렌지 열매 안에 담긴 작은 씨앗은 파랑새를 낳았다.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나는 보다 더 겸손해지려 노력했으며

조금 더 부드럽고 친절하게 말하고 쓰기위해 애썼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더 깊은 명상과 사색으로 새로운 영감을 붙들기 위해 안간힘도 써보고

지난 시간의 글쓰기를 성찰하며 지우고 쓰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나 잘났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니 글쓰기가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자신을 자유롭게 놓아준 것은 아니다.

나의 방종한 자유는

스스로 갇힌 글 감옥에서 6개월 동안 미쳐 날 뛰기도 했다.

누군가를 돕겠다는 알량한 생각 하나만으로 교육이란 거대한 산에 삽질을 했지만

태산만큼이나 높은 교육의 관점과 철학의 차이를 좁히기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글쟁이로 조금 더 성장한 자신을 느낀다.

작년엔 작가라는 정체성을 개인 브랜드화 하겠다며 큰 돈 들여 코칭까지 받아가며 나자신을 작가라고 앞세우기 바빴다면, 올해는 코로나로 고통 받는 학생 교사 학부모들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는 마음 일도 없이 기도하듯 내 수준에서의 진심을 다했다.

책을 쓴다는 과정 자체가 종교적 수행과도 같이 끊임없이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 수도 없이 고쳐 썼건만 여전히 게운치 않다.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기도하는 삶 자체가 수행자의 삶과 같다.

혹자는 돈도 되지 않는 책을 무엇 하러 개고생하며 쓰냐고 나의 기를 꺽기도 했지만, 그가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다. 난 탱탱 볼 이라는 거다. 어떻게 던져도 다시 튀어 올라 살아난다는 것! 예수님의 제자였을까? 아님 예수님 댁 이웃 아줌마?

어쨌든 내 삶의 선택은 내가 하고 그에 따른 과보와 책임도 내가 진다.

봄에 시작해서 긴 장마의 여름이 가고 가을 단풍과 우연히 마주친 날

깜짝 놀랐다.

생각지도 못한 언어가 가슴 속으로 툭 떨어져 구르는 것이 아닌가?

어느 날 너와 나는 오렌지 열매 한 알을 낳았고

오렌지 열매 안에 담긴 작은 씨앗은 파랑새를 낳았다.

아무쪼록 나의 상상력과 직관력을 총 동원해서 쓴 교육기획과 제안들이 코로나 시대 교육의 발전에 일조하여 잘 쓰이면 좋겠다.

오렌지 씨앗이 담긴 파랑 새똥이 대지 위에 흩 뿌려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코로나 스쿨혁명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