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겸 타투이스트 김우영을 추억함

2018. 1.16. 화. 파리의 일상여행자 22

by 김은형

‘피카소 뮤지엄’에서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완전 눈에 확 들어오는 스타일의 젊은 세 명의 청년, 타투, 헤어스타일, 패션 센스까지 범상치 않은 일본인들 같았다. 외모는 피카소 따위 좋아할 것 같지 않은 그들이 피카소 뮤지엄에 와서 너무나 진지하게 피카소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에서 감동이 왔다.

그래서 다가가 함께 사진을 찍지 않겠느냐고 짧은 영어로 말을 걸으니


“ 저희 한국 사람이에요” 한다.

“어? 진짜요? ” 무조건 반갑다.

“네, 저희는 한국 모델들인데 파리에서 지난 달 부터 작업하고 있어요.”


너무 반가워서 내가 관람 후 커피를 사겠다고 했다. 그런데 난 뮤지엄에서 나오는 상황이었고, 그 세친구들은 이제 막 관람시작... 뮤지엄 밖에서 이곳저곳 구경 다니며 한 시간 넘게 기다려도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카톡을 교환하지 않은게 가장 큰 문제였다. 날씨는 너무 춥고. 비도 추적추적... 미리 뮤지엄 앞에 있는 카페를 정해서 만나자고 할 것을 ... 하는 후회를 하면서 결국 나는 그냥 그들과의 커피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개선문으로 떠나기로 결정한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이 못내 걸려 모델 활동을 하는 제자 은선이에게 카톡을 보내니, 그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유명한 타투이시스트이고, 나머지 둘은 모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란다. 연락처를 수소문해달라고 부탁했다.

피카소 뮤지엄앞 비스트로에서 에스프레소라도 한잔 하면서 기다렸으면 되었을 것을 거리에서 방황하며 추위에 떨고 젊은 사람들과 약속마저도 지키지 못했으니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어쨌든 저렇듯 트랜디한 스타일쟁이들이 자신들의 새로운 예술영역을 넓히기 위해 클래식한 예술과의 접목으로 자신들의 스타일을 새롭게 변화시켜가는 모습은 너무 멋졌다.



한국에 가서 다시 연락이 닿으면 파리에서 약속했던 커피를 서울에서 다시 살 예정이었지만, 결국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 이유는, 2017년 방탄소년단의 ‘체인지’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던 모델 겸 타투이스트인 김우영님이 2018년 11월 5일 오후 5시30분 쯤 마포대교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했다는 보도를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멋진 모델이었고, 진지한 타투 예술가였던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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