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된 교회 클럽 PARADISO

암스텔담의 일상여행자 6화. (2018.1.20.)

by 김은형


네덜란드의 관광산업은 극단적인 양극화를 보인다. 클래식과 모던이 그것인데, 이는 성(聖)과 속(俗)으로도 표현될 수 있을 것 같다. 그 중 홍등가와 클럽으로 대표될 수 있는 세속적 오락거리들은 암스텔담을 더욱 암스텔담답게 만들어준다.


‘PARADISO’는 라이브 공연 중심의 클럽으로 네덜란드 클럽문화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100년이 넘은 교회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클럽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교회 건물을 세속적인 클럽으로 만든다고 했을 경우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 주연샘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현재 카페로 전환된 오래된 교회들은 종종 눈에 뛴다. 하지만 타락한 인간들이 몸을 흔들어대는 클럽이라니..... 하하하. 아마 난 암스텔담의 도발이 너무나 좋은 것 같다.


‘PARADISO’내부로 들어가 보니, 100년 된 교회 건물의 특징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다른 점이라면, 본당 중앙에 십자가가 사라졌다는 정도의 차이일까? 하지만 네덜란드 사람들은 십자가가 있고 없고를 중요하게 생각할 것 지는 않았다.


어쩌면 이태리보다 네덜란드가 더욱 르네상스적이다. 도시 전체의 구조와 시스템에서 신이 아닌 인간이 중심이 되는 생각의 흐름이 보인다.


마침 우리가 간 저녁에는 젊은 락 그룹으로 보이는 ‘ The Zephyr Bones’의 공연이 있었다.

리드싱어의 패션 감각은 가히 파괴적이었다. 아마 남성을 사랑하는 남성인듯한데, 어깨가 다 드러나는 찢어진 티셔츠에 7부 정도 되는 바지 안에 찢어진 검정 스타킹을 신고 아이라인을 진하게 그린 예쁘장한 모습이 엄청 도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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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특이한 점은, 한국의 경우는 젊은이들의 공연은 젊은이들이 주로 가고, 나이든 사람들은 중년 출입전용의 공연장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이곳은 5,60대의 아저씨 아줌마들도 많이 와서 음악을 듣는다.


내가 생각했던 클럽과는 다소 많이 차이가 있었지만, 이 또한 네덜란드의 전통적인 음악적 계보를 이어가는 ‘파라다이소 ’만의 전략은 아닐까? 생각했다. 어쨌든 마치 비틀즈 초기 사운드 같은 느낌으로 음악에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



네덜란드의 클럽문화는 세계적이다. 그 때문인지 세계적인 디제이들이 많이 배출된 나라라도 유명하다. 대표적인 DJ는 티에스토(TIESTO), 시드니 샘슨(SIDNEY SAMSON), 대쉬 베를린(DASH BERLIN)등인데, 티에스토의 경우, 국왕으로부터 오라네나쇼 훈장을 수여 받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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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국가인 벨기에의 ‘Tomorrow land’에서도 매년 세계적인 디제이 파티가 유명하고 (내가 완전 좋아하는 월드DJ kshmr도 단골 DJ) 우리나라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에도 네덜란드의 DJ들이 헤드라이너로 초대되기도 한다.


다음에 네덜란드에 방문한다면, 유명 DJ들의 멋진 디제잉이 끝내주는 클럽으로 달려가 밤새 춤춰야지 다짐한다. 그리고 이번엔 불발된 네덜란드의 보이스 아티스트이자 모델 겸 유명 DJ인 JUSTINSAMGAR도 꼭 만나야겠다.(미리 만나고 싶다고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ㅠㅠ) 하하하



그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나이트 라이프를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이 번 여행에서는 나이트라이프를 즐기며 여행하는 법을 배우게 된 것 같다. 파리에서 새벽 1시에 진행되는 화이트 에펠도 참 좋았다.


추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맥주 한 병씩 손에 들고 새벽 1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1시 5분까지 화이트 에펠을 보고 사진 찍고 환호성 치다가 다시 5분 뒤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오는 야밤 놀이! 게스트 하우스로 다시 몰려간 뒤 밤새 또 웃고 떠드는 파티의 시간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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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과 일상이 환치와 치환을 거듭하는 양상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암스텔담의 일상여행자로 끊임없이 위험을 향해 직진하고 모험으로 상식의 파괴를 일삼으며 네덜란드식 세계로 확장되어 가거나 녹아들거나 내 존재를 확산시켜 나간다.


아니, 내 존재가 그 것에 온전히 흡수되어 기존의 내 존재는 사라지고 새로운 돌연변이의 존재로 또 거듭 난다. 졸리지만 잠들 수 없는 짜릿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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