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텔담 50대는 청어처럼 새파랗게 젊다.

암스텔담의 일상여행자 5화. (2018.1.20.)

by 김은형

암스텔담은 매우 앞서가는 첨단 유행의 도시 같기도 하고, 어쩌면 현대화 초기에 멈춘 사회 같기도 한 도시다. 그런데 이런 뒤섞인 엉뚱하고 재미있는 도시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주역은 50~ 60대의 성인들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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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브란트의 집 앞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빈티지 숍과 오래된 중고 레코드판 가게 단골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중장년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늙지 않았고, 여전히 젊은 피 그대로 클럽에도 오고, 레코드판 가게에서 섹시한 여자 가수의 사진이 올드하게 실린 음반을 고르고, 빈티지 숍에서는 자신들보다 더욱 빈티지한 옷을 고른다.


한국의 50대에 비해 암스텔담의 50대는 자기 색깔이 분명해보이고, 그 의식은 여전히 살아있는 청어처럼 새파랗게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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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전통 음식인 절인 청어인 하링(Harring)은 어쩌면 네덜란드의 중년들과도 많이 닮았다.

숙성되었으나 썩지 않고 살아있는 탄력을 적당히 간직한 채 깊은 맛을 내는 하링같은 네덜란드의 중년들!


그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지는 않았지만, 네덜란드인들의 자기규정 방식은 어쩌면 ‘자기 맘대로’ 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 은사님이 학창시절 늘 말씀하시던 삶의 핵심 ‘제멋대로 살아라’ 인 것이다.

50대 후반의 중고 레코드판 가게 사장님도 턴테이블을 4개나 돌리면서 디제잉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가 들려주는 음악들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듣지 못했던 강한 색깔의 음악이었지만 ‘앤디워홀의 바나나’가 천장에서 흔들리는 가게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렸다.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공간 크기는 물론 다양한 장르의 음반들은 압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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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인 듯 보이는 아저씨들이 몰려와 레코드판 가격을 흥정하고, 흥정된 가격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의 빠순이들이 생각났다.


무엇인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저렇듯 몰입하며 행복할 수 있다는 것, 저 모습 자체가 행복이구나! 생각하며 나는 나도 모르게 그들을 향해 함박웃음을 짓는다.


가게를 나서는데 이미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 모두가 친구가 되어버린 느낌? 우린 모두 서로를 향해 활짝 핀 눈웃음으로 손을 흔들며 워홀의 바나나를 뒤로 하고 다시 각자의 길을 나선다.

고흐의 자화상과 똑같이 생긴 무수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컬러의 옷과 디자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제멋대로 살아가는 암스텔담의 다양성과 개방성은 도시의 개성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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