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텔담의 일상여행자 3화. (2018.1.20.)
누군가의 집을 방문한다는 것은 내겐 항상 설레임이다.
각 집들이 가지고 있는 각종 삶의 양식과 독특한 분위기가 아주 흥미롭기 때문이다.
< 집, 예술이 머물다 >의 저자 쉬레이는 집이 오래 머물러도 싫증나지 않는 것은 그 집이 아니라 끝없이 펼쳐지는 꿈이라고 했던가? 집엔 항상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꿈이 개성이 되어 함께 머문다.
건축적인 개념과 인테리어, 리빙스타일은 물론 가족들의 삶의 이야기까지 내겐 모두 흥미진진하다.
오늘은 암스텔담의 램브란트의 집을 찾아간다. 마치 친구 집을 찾아가듯 가볍게 마음 내어 가는 길이 즐겁다. 램브란트의 집에 이르는 길 가에는 흥미로운 소품가게와 빈티지 가게들도 가득하다. 암스텔담에서 램브란트가가 가로수길 만큼이나 핫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램브란트의 집이 흥미로운 이유는, 램브란트의 그림들을 보는 호사 외에도 램브란트의 라이프스타일을 한 눈에 고스란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그림을 그리던 창가와 이젤, 잠이 들던 침상과 아끼던 박제품들, 컬렉션 수집품들, 그가 걷던 계단들, 에칭 판화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 집의 규모에 비해 램브란트 작품 컬렉션도 만만치 않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에칭 동판화의 대가이기도 했던 램브란트의 에칭 기법을 에듀케이터가 에칭 판화의 작업 과정에 대해 동판화실에서 직접 시연해보여주는 것이었다. 학생들 체험 수업으로 매우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램브란트의 집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배움의 장소다.
램브란트의 집은 그대로 갤러리로 보존하고, 옆에 똑같은 집을 하나 더 만들어서 학생들이 며칠씩 묵으며 램브란트의 생활을 그대로 따라서 살아보게 하는 학교를 만든다면 또한 중요한 라이프스타일교육이 되겠다 싶었다. 현대의 기숙학교와는 완전 다른 개념으로서의 교육이다.
가끔 창의력이란, 무엇인가를 모방하고 기계적으로 따라하는 과정에서도 자기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지고 영감이 찾아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의 최초의 교사라는 것도 마찬가지의 논리다.
내가 해보고 싶은 교육이자 만들고 싶은 학교이기도 하다.
램브란트의 집은 아트 숍도 문화상품이 차별적이었다. 램브란트 에칭판화 작품들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램브란트가 썼던 펜을 흉내 낸 깃털 펜대 까지 다른 곳과 좀 차별적인 제품들이 많았다.
네덜란드는 참 대단한 나라인 것 같다. 램브란트, 브리겔, 베르메르, 고흐 까지 엄청난 화가 들을 양성해낸 곳! 사실 나도 네덜란드에 1년만 살게 되면 화가가 되어 있을 것 같다. 아니, 시인이 되려나? 소설가가 되려나? 패션모델? 여행가이드? 여행작가? 민박집 아줌마가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하하하하
암튼 암스텔담에서 살면서 예술가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토록 아름다운 수로와 집들과 문화예산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어떻게 예술가가 되지 않고 베길 수 있을까?
하지만 뭐가 되든 네덜란드에서 1년만 살아 봤음 좋겠다.
네덜란드의 왕비가 아니라해도, 램브란트가 우리 옆집 아저씨가 아니라 해도, 져스틴 삼가르를 만날 수 없다 해도 (져스틴 삼가르는 보이스 아티스트로, 주로 시낭송을 접목한 디제잉 퍼포먼스를 주로 하는 네덜란드의 예술가이자 모델이자 디제이며 기획자이다. 물론 나는 그의 광팬이다. ) 뭐가 되든, 이 아름다운 곳에서 1년 동안 삶을 영유한다는 꿈만으로도 난 지금 무지 행복하다.
램브란트의 집은 램브란트의 꿈만 펼쳐져 있는 곳이 아니라 방문자의 꿈까지 펼쳐지는
기똥찬 마술의 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