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텔담의 일상여행자 2화. (2018.1.20.)
암스텔담에 도착하자마자 I amstredam 시티 카드 3일짜리를 사서 교통과 뮤지엄 패스를 대신한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Rijksmuseum 이라 불리는 암스텔담 국립 미술관이다. 외관부터 티켓 박스 있는 곳 까지 모두 아름다움으로 넘친다. 뭔가 좀 다른 분위기의 미술관이다.
미술관의 전시내용도 3000여점이 넘는 다양한 콘텐츠의 것들이지만, 미술품뿐 아니라, 공예품, 역사관련 기록 등도 전시하고 있고 네덜란드 황금시대(Dutch Golden Age)의 회화 컬렉션과 아시아 미술품 컬렉션도 어마어마하다. 영국과 네덜란드와의 전쟁인 메드웨이 전투(Raid on the Medway)에서 포획한 영국 로얄 찰스호의 선미(stern: 배의 끝부분)도 전시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암스텔담 국립미술관을 흐르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는 또 다른 무엇이었다. 그 곳 사람들의 분위기? 전시품들의 조합에서 나오는 분위기일까?
베르메르의 작품과 램브란트의 작품 앞에 몰려든 사람들 속에서 나름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되기도 했다가(베르메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과 네덜란드 풍경화는 다시 봐도 참 끌림이 있었다.
베르메르의 도시 풍경을 좋아했는데, 그게 바로 네덜란드 자체였음을 직접 가서 알게 되었다. ) 다시 동방의 어마어마한 예술작품들을 볼 때면 제국주의 국가로서의 네덜란드의 약탈이 눈에 그려져 분통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암스텔담 국립 미술관의 분위기가 왜 좀 색다른지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위용도 당당한 미술도서관과 체험수업교실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나도 모르게 네덜란드의 공기에 대해 감을 잡게 되었다. 다양성, 열림, 다름의 인정, 제 멋대로? 뭐 이런 정도의 느낌이랄까?
특히 체험수업 교실은 미술관을 찾은 아이들 대상의 교실 같았는데, 지나가다 에듀케이터와 눈이 마주치자 들어오라고 눈짓을 했다. 물론 늘씬하고 멋진 네덜란드 청년이었기에 당장에 들어갔다. 하하하.
미술관 교육은 문화예술교육의 대표적인 교육프로그램이기에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도화지가 한 장 제공되고, 테이블 위의 락카펜을 이용하여 복사된 여러 가지 작품들을 모사해보는 프로그램으로 딱히 프로그램 연구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엉뚱한 색깔의 락카 펜들로 뚝딱뚝딱 그리다보니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이 완성되고 있음을 알았다. 영어 보다 한국말을 매우 유창하게 구사하는 내가, 영어보다 네덜란드어에 유창한 에듀케이터에게 그 프로그램의 특징과 차별성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시켰을 즈음 우린 아주 친한 친구처럼 깔깔대며 웃는 사이가 되었다.
어쩌면 둘 다 언어로 소통할 것을 포기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자, 에듀케이터의 업무를 위해 내가 그림 그리고 설명하는 것을 멈추고 바이를 했다.
전시를 다 보고 다시 오겠다며 그때 연락처 교환하자고 하고.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길을 잃었다. 네덜란드 국립 미술관은 길을 잃을 정도로의 규모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 에듀케이터의 태도와 교육프로그램 체험장의 열린 구조는 네덜란드의 문화적 풍토가 얼마나 개방적인 것일지를 알려주는 서두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온전히 열리지도 않은 느낌이랄까? 어쩌면 그들은 끼리끼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열려있고, 인정하는 풍토라는 것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일이다.
자식조차도 나의 기준과 분별심에 의해 흑백을 구분하는 것이 인간들의 오랜 습관인데, 타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거나 그의 모습 그대로를 열린 상태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진짜 쉽지 않은 일.
고흐가 임신한 창녀 크리스틴을 아내로 맞아들인 이유가 어쩌면 고흐가 일반적인 사고의 사람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네덜란드 사람들의 인식 수준의 문제는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임신한 창녀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남자는 미친것일까? 관용이 있는 것일까? 외로움에 견디지 못했던 것일까?
어쨌든 그것을 가능하게 한 배경에는 그가 살아온 사회의 개방적인 인식 기반이 작동한 것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바로 “네덜란드”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탈자인 그들의 미적 안목과 동방의 문화산물에 대한 안목과 존중 또한 같이 읽혔다. 암스텔담은 이렇게, 첫 순간부터 나를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