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다이어트

들어가며

by 김은형

하루 종일 거짓말 충동에 사로잡혀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요즘 완벽한 거짓말의 노예다.


중국 항주에 사는 요가강사 sunny님이 진행하는 "5kg 할 수 있다." 인스타 다이어트 챌린지에 참가하면서

나는 아주 거짓말투성이인 나의 민낯을 보았다.


챌린지의 미션은 간단하다.

무엇이든 먹기 전에 사진을 찍고, 그날의 몸무게와 운동량을 함께 간단한 소감과 함께 오픈 톡방에 매일 올리면 요가강사 sunny님은 참가자가 올린 톡을 보면서 다양한 조언을 해준다는 무지 심플한 컨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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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 이건 완전히 지축이 흔들리는 지진이다.

난 내가 이토록 간교한 인간인지 몰랐다.


사실 다이어트는 나 자신을 위해서 스스로 선택해서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내가 나를 속이면서 먹고, 사진에도 연출이 따른다. 두 개를 먹고 하나를 찍어서 올리는 간교함 이랄까? 나는 내가 이렇게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인지 몰랐다. 아니, 나는 매우 정직하다고 생각했고 내 안에 이토록 위선적인 존재가 강렬한 느낌으로 살아있다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나는 본래 간교하고 거짓말 투성이인데 교육과 훈련을 통해 착하고 정직한 것이 칭찬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었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다이어트 챌린지를 하는 것인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먹는 것에 대한 욕망에 휘둘려 살아가면서 왜 타자에겐 내가 그 욕망의 주인이 되어 있는 척 하고 있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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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 거짓말의 실체는 무엇일까? 왜 나는 몸이 무겁고 속이 그득 찬 것을 못견디고 스트레스를 받는 자신의 명확한 느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과식과 폭식의 고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것일까? 심지어 너무나 뻔한 속임수와 거짓말로 자신과 상대를 속여가면서 까지?


지난 2주 동안 나의 식사는 거짓말투성이 괴물 김은형이 함께 놓여 있었다. 상에 차려지는 음식의 숫자와 때때로 집어 먹는 다양한 간식거리들이 늘어날수록 나의 위선적인 언행 수치도 함께 올라갔다. 그런 자신을 이미 알아차리고 스스로에 대한 혐오가 올라옴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계속 거짓말을 불사하며 여전히 먹고 있는 것일까? 왜 나는 먹는 것에 이토록 죄의식을 갖는 것일까? 왜 내 몸마저 이토록 수치스럽고 민망하고 꼴도 보기 싫은 것일까? 도대체 뱃살이 무슨 죄를 지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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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고 있는 것을 정직하게 스스로 직면한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당황스럽다. 먹고 살기위해 그토록 고생하며 직장을 다녔으면서도 ,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위이자 절대적으로 당연하고 정당하고 그래야만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먹는 것을 속이고 싶은 것일까? 나의 먹는 행위 안엔 분명히 무엇인가 숨겨진 것이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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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간과하고 있는 그 무엇이 내가 먹는 행위 뒤에 있음이 분명하다. 뱃살공주가 죄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온갖 합리화에도 불구하고 먹고 있는 나 자신을 속이는가? 먹고 있는 나를 보는 그들을 속이고 싶어 하는가? 이제 여기에 대한 기록을 작게 남기고 싶다. 내가 다이어트 챌린지에 참가하며 거짓말하는 괴물인 나 자신을 알아차리고 그 이유를 알아가는, 내 안의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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