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다이어트 3화
저녁을 먹지 않고 자고 일어나 새벽부터 글 쓰고 걷기까지 1시간 30분을 하고나니 급하게 배가 고파왔다.
새벽 4시에 마신 물 한 컵과 연한 모닝 커피 한잔 후 10시가 다 되어 순대 국밥집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몹시 배가고픈 지경을 경험했다. 돌이켜 생각하니 배고플 사이도 없이 사이사이 무엇인가를 먹어왔다. 곧바로 순대국밥이 나왔고, 순대를 먼저 허겁지겁 건져서 먹고 고추와 부추, 그리고 새우젓과 고춧가루와 들깨가루를 듬뿍 넣어 간을 맞추고 밥을 반그릇 넣어서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득 내 안의 내가 나에게 질문을 던져왔다.
“맛있어?”
그 질문에 답하려고 생각하니 배가 무지 고파서 맛있는 것을 듬뿍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순대 국밥집을 찾았지만, 내가 원하는 맛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또 생각했다. 나는 왜 맛있지도 않은 음식을 배가 고프다는 이유로 이렇게 허겁지겁 먹고 있는가? 그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숟가락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온전히 매료될 만큼의 맛이라면 흡입해도 상관없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맛있는 음식 먹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맛이 없는 순대국을 배를 채우기 위한 무의식적인 먹는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먹고 나서 배가 부른 것도 아니었다. 위가 찼으나 배가 부른 포만감의 상태가 아니었다.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은 느낌? 이를테면 맛있는 것을 먹겠다는 내 욕망이 채워지지 않은 것이다 . 그래서 나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고, 좋지 않은 기분은 나를 행복한 포만감으로 이끌 수 가 없었다. 결국 집으로 돌아와서 딸아이가 산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고 말았다.
갑자기 위가 팽창하면서 잠이 몰려왔다 한숨 자고 다시 글쓰기 작업을 하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뭔가 즐거운 보상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는 고된 작업이고, 착하게 그 힘든 일을 약속대로 수행했으니 당근을 줘야한다는 심리일까? 밥은 먹지 않았지만 자몽맥주 1000cc 한캔을 마시기 시작했다. 다만 기특한 점은 그래도 다 마시지 않고 300cc 정도를 남겼다는 것이다.
오늘 나의 식사패턴을 사진으로 찍고 기록하면서 나는 내게 있어 음식은 배가 고파서 먹는 식량으로서의 개념이 아니라,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내가 나를 달래주는 하나의 보상, 선물과 같은 것이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서울 등으로 출장이나 강의를 가면 꼭 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달달한 간식을 하나 사서 탈것에 오르며 스스로를 칭찬하고 격려한다. 그 때 내가 주로 먹는 간식거리는 슈크림이나 단팥 도넛츠와 밤만주 등 달달한 간식거리들이다. 왜 그 것들은 그토록 내게 편안한 위안을 주는가? 아마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논리와 같다고 해야할까? 힘들게 일하고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으니 보충해도 된다는 맥락이랄까? 난 배고픈게 아니다. 나에겐 격려와 인정과 칭찬이 필요했던 거다.
그것을 스스로 하려다보니 결국 먹는 것으로 스스로를 사육하고 조련하고 있었던것! 그러면서 또 한편으론 또 다른 내가 살찌는 자신을 못 봐주겠다며 손가락질을 해대고 있는 모순이라니...
모순덩어리의 자신을 발견하고 나니 밥맛이 뚝 떨어진다.
이런 멍청한 사람 같으니라고..... 고작 인정받고 싶어서, 위로받고 싶어서 위장이 가득차고 살이 찌면 본인이 못견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스스로를 먹여왔나? 왠지 자신에게 창피해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