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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형 Nov 29. 2022

우린 같이 있지만 함께 하는 것은 아니다.

2022.11.29. 화요일. 새벽Tea톡 324

상쾌한 새벽 차 한잔의 힐링! 오늘도 유쾌한 하루를 창조하는 5분 인문학! 메타버스 스쿨혁명 TV 새벽Tea톡 김은형입니다. 2022년 11월 29일 화요일 새벽Tea톡 324회는 마로니에북스에서 출판한 롤프 귄터 레너의 『에드워드 호퍼』를 정재곤 번역서로 읽으며 여러분들과 제 삶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롤프 귄터 레너의 『에드워드 호퍼』 책표지를 넘기자마자 등대 그림 아래 2006년 5월 8일에 제가 쓴 글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 등대.

  그는 어쩌면 내게 있어 등대일지도 모른다. 

  도착할 수는 없으나 길잡이가 되어주는.

  이를 수는 없으나 삶에 희망과 낙이 되는.

  호퍼 그림 속의 길 위의 사람들처럼

  나도 내 인생의 길 위에서 

  늘 고독한 존재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호퍼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가끔 위로가 된다. 

  나도 그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동질감과 가벼움이 위로가 된다. 2006.5.8. 은형 “


제가 딱 40일 때, 아주 새파랗게 젊은 초록의 계절에도 단풍처럼 물들어가는 지금처럼 고독했었구나 생각하니 인생길 자체가 그 본질이 ‘혼자’인 것이란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2006년에 나에게 등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조차도 기억이 가물가물 명확히 떠오르지는 않는 이유도 결국 우리 삶의 주인이 자기 자신 뿐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로이트와 융의 책을 들고 있는 어린 호퍼의 캐리커처> 그림 속에서 벌거벗고 연약한 어린아이 모습의 에드워드 호퍼 또한 우리 인간들의 어리고 고독하고 연약한 삶의 본질을 누드 하게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화려한 삶을 화폭에 꾸며낼 수 도 있었지만 오히려 더 고독한 존재를 드러낸 호퍼의 작품들이 우리의 시선을 끊임없이 끌어당기는 이유입니다. 


어젯밤 낯선 분들과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면서 나는 마치 호퍼의 그림 <카페테리아의 햇빛>에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테이블에 앉아 각자의 생각에 집중하거나 독백을 하고 있는 광경을 몇 번인가 떠올렸습니다. 우린 같이 있지만 함께 하는 것은 아니고, 함께 하고 있지만 같이 있지 않습니다. 


어쩌면 2006년 5월에 내가 썼던 글처럼 이를 수 없으나 삶에 희망과 낙이 되는 관계를 꿈꾸며 살아가는 고독한 존재가 바로 우리들 자신이고 그래서 호퍼의 그림이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분명한 듯합니다. 창밖에 초겨울비가 내리고 있네요. 새벽부터 너무 고독한 이야기에 집중했었나요? 오늘 아침은 비 내리는 초겨울 새벽의 뜨거운 찻잔처럼 서로에게  따뜻한 존재가 되어볼까요? 아님 차가운 어깨에 둘러메는 포근한 블랭킷 담요라도 좋을듯합니다. 


여러분들의 하루를 명쾌하게 안내하는 ‘메타버스스쿨혁명TV’ 새벽 Tea톡 김은형이었습니다. 

찻잔처럼 따듯한 마음으로 구독과 좋아요 공유를 눌러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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