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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메밀 Oct 02. 2023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은가?

나는 나를 위해 글을 쓰고 싶다.

이 글은 이윤영 작가님의 class101 수업인
[20년차 방송작가에게 배우는 직접 써보고 실행하는 매력적인 글을 쓰는 방법]
의 수강기록임을 밝힙니다.
(광고 아님)
https://class101.net/ko/products/6100e2a81630c1000dbbbf6f


나에겐 글을 쓰고 싶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미래의 나를 위함이다. 예전에 썼던 글들을 다시 찾아 읽어보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속상하고 힘든 일이 있어서 기분 전환을 위해 일기장이나 공책의 앞페이지를 뒤적거리게 되는 경우가 제일 많았다. 과거의 내가 써둔 글들을 보면 위안이 된다. 


'그때도 이런저런 일들로 힘들어하고 있었구나. 당시엔 심각하고 커다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심각한 일이 아니었지. 맞아. 다 결과적으로는 완만하게 해결됐었어.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도 잊고 있었던 걸 보니까 지금 힘든 것도 언젠간 지나가겠구나.'


'이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혼자 산책을 하며/좋아하는 공연을 보며 행복하고 즐거웠지. 분명 다시 이때처럼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날이 올 거야.'


때로는, 예전의 글이 지금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과거의 나에게 위로받은 경험이 여러 번 있고, 그때마다 힘을 얻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겪는 감정과 일상, 느낌들을 기록해 두면 언젠가 또 미래의 내가 열어보고 보람을 느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고민의 열쇠를 찾거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쓴다.


두 번째 이유는 지금의 나를 위함이다. 살다 보면 고민으로 마음이 복잡하거나 속상한 일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그 정도가 심하고 도저히 기력이 없을 때, 언젠가부터 하게 된 루틴이 있다. 일단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생길 때까지 기다린다. 그다음 노트와 펜을 꺼내거나 휴대폰을 켜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머릿속을 헤집는 수많은 생각들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그저 적는 것이다. 생각이 더 이상 나지 않을 때까지, 닥치는 대로 쓴다. 이럴 때 쓰는 글은 특히나 더 개연성이 없고 뒤죽박죽이다. 내 글씨지만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적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남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고, 오늘이 지나면 다시 펼칠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적어가다 보면, 글을 쓰기 전에 있었던 분노, 슬픔, 괴로움, 실망감, 답답함 들은 조금 잠잠해지고 마음이 가벼워진 것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이제 글을 훑어볼 차례다. 정독할 필요도 없다. 첫 문장부터 쓱 훑어보면 반복되어 나오는 단어, 혹은 같은 뜻인데 다르게 여러 번 표현한 문장들이 있다. 그게 바로 지금 내가 괴로운 이유이다.


'아, 이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구나. 이 생각 때문에 속상하고 힘든 상태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나 자신을 파악했다는 성취감, 문제를 파악했다는 뿌듯함이 생긴다. 정확한 이유도 모르고 막연하게 속상했던 적이 많은데, 이렇게 글을 쓰면서 감정을 해소하고 힘든 이유도 파악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처럼 나는 나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글을 써 왔고, 앞으로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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