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책을 선물하는 사이는 얼마나 특별한가
'가녀장의 시대'와 '띠용이야기'
서로 책을 선물하자는 말을 한 적도 없었는데, 친구와 같은 날 서로 책을 선물했다.
이런 낭만적인 우연도 있구나.
'내 이름으로 된 책 내기'가 버킷리스트였던 난 최근에 출판사를 만들고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는 등, 느리지만 꿈을 향한 노력을 시작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나에게 이슬아 장편소설 '가녀장의 시대'를 선물해 주었다. 이슬아 작가도 자신의 출판사를 만들고 책을 냈고, 점점 유명해져 장편소설도 출간하게 되었다는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나를 생각해 이 책을 골라준 마음이 고마웠다.
우리 둘에겐 공통점도 차이점도 많지만, 우울한 시기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공통점에 특히 애틋함과 동지애를 느낀다.
9월에 목포문학박람회를 방문했을 때였다. 독립출판/생애 첫 책을 낸 작가들의 책들이 여러 권 전시되어 있었다. 유독 눈에 띄는 귀여운 표지의 책이 있었다. 우봄 작가의 '띠용이야기'.
부제는 '겁 많고 소심한 띠용의 우울증 극복기'였는데, 예쁜 만화로 너무 우울하지 않게 우울증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 책을 보자마자 친구가 생각났다.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주문했고, 만날 날을 기다리다가 오늘이 적당한 날인 것 같아 선물하였다.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선물들이 많지만, 책 선물에 담긴 마음은 유독 조금 특별한 것 같다. 우연히 같은 날 서로 책을 선물하는 것은 더더욱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