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으면 또 먹는 일의 부작용
코카콜라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료로 간주된 시절도 있었다고 할 만하다. 오죽하면 코카콜라 맛있다, 맛있으면 또먹어, 라는 어린시절의 민요도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집에선 콜라가 오래도록 구매 금지 품목에 가까워 나는 콜라의 매력에 사로잡히지 않은 채 자랄 수 있었다. 아니,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런 식으로 뭔가를 금지당한 아이가 자라면서 도리어 그것에 강렬히 매혹되는 경우도 넘쳐나니 나는 그냥 콜라에도 큰 식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일 뿐이었다고 보는 게 맞겠다.
그리고 어릴 때는 콜라보다는 과일향 탄산 음료를 더 좋아했다. 예를 들어 환타나 써니텐 같은 것들. 특히 나는 오렌지맛 환타를 좋아했는데, 새콤달콤한 맛에서 더 다채로운 즐거움을 느낀 게 아닌가 싶다. 아이셔를 예사로 먹곤 했으니까 어릴 땐 신맛을 더 선호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콜라는 맛있지만 다소 따분한 음료였다. 그냥 콜라보다는 차라리 맥콜이 더 맛있었다. 코카콜라나 펩시의 원리주의자들이 들으면 분기탱천할 소리지만 예전에는 그랬다.
그러나 어떤 음료를 좋하든가 말든가 탄산음료를 사먹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치킨이나 피자에 딸려오거나 선생님이 사준다면 또 모를까,학생 시절 내내 일상적으로 무슨 음료를 사먹는다는 선택지 자체가 없는 것처럼 살았다. 끼니를 해결하는 음식에도 돈을 별로 쓰고 싶어하지 않은 만큼 비싼 음료수를 사서 칼로리까지 감수해가며 마신다는 일에서 느끼는 손해의 감정이 남들의 몇 배는 되었던 것이다. 심지어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그 가치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내게 탄산 음료의 가치는 술보다도 훨씬 낮았다. 사먹은 양을 따져보면 맥주가 탄산 음료의 수십 배는 될 것이다. 물론 몸에 해롭기로는 맥주가 훨씬 더하기야 하겠으나…… 그래도 맥주는 천연재료로 만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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