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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 여름밤 아카시아 Apr 27. 2023

마음풍경

어떤 일이 틀어졌다고 믿었을 때 그날 아침엔 지난밤 꿈을 생각해.

음... 어떤 꿈을 꾸었더라... 이를테면 수많은 유리조각이 나와 조금 놀랐지만 내가 탄 자동차 타이어가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은 꿈. 무언가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겨 화들짝 놀라 불쾌해졌지만 곧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을 덧데어 본다.

어떤 것을 내려놓기까지는 너무 오래 걸리지.

낯선 타국에서 바다를 내려다보았을 때 어쩐지 내려놓기가 잘되었던 것 같아. 한동안 잊고 있었던 시각화를 다시 해보려 하는데  마음 챙김 역시 눈앞에 나타난 일상의 유리조각 때문에 혼란스럽게 마음이 바쁘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었을까?.. 이상하지 그럴 때 드는 생각은 이러저러한 잡다한 일끝에 가장 큰 물음표에 뛰어드는 것을 보면, 존재의 방식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질문을 잊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던 하루였다. 계속 걷고 걸어. 하루가 지나갈 때 오후 4시에 내려앉는 해의 느낌이 따뜻한 기온아래 눈송이처럼 땅 위에 부서지는 평화로움이 꼭 영원할 것처럼 싱싱했더랬다.

내 삶에 비어져 있었던 것들이 무엇이었을까?..

몇 해 동안 잃어버리고 있었던 놓아버림에 대해 그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으로 향하는 열망에 대해 기억해 보았다.

나는 여기서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어떤 일이 잘못되어 갈 때 크게 동요하지 않아, 적어도 그 순간 내 마음이 이상하게 편하다면

마음은 아는 능력이 있더랬지.

이상하게 마음이 고요할 때 곧 제자리를 찾을 거라는 것을 알지 

내가 있던 세계보다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나은 세계가 나오리라는 것을

지금은 전에 있던 세계의 자취가 바람에 날리고 천천히 가라앉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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