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왠지 불안하게 흔들리는 마음이 생길 때에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그 순간 길을 찾기 위해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것도 아니다.
바람에 떠밀려오는 익숙한 꽃냄새를 쫏아 잠시 꽃무더기옆에 앉아 눈과 마음을 쉰다.
잠시 길을 잃은 것들 속에서 잃어버린 것은 길이 아니라 나의 마음의 어떤 것 때문이었을 것임을 알아채기까지 근원적인 뿌리의 영원한 힘들을 망각했던 순간을 내려놓는다.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것이 나에게 편하게 다가올 수는 없다.
삶의 특별한 점은,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이상하게 보는 순간 편안해지고
안심이 되는 것 같은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는 것과
길 옆의 작은 꽃 하나를 응시하는 순간이 도심 속에서 배회하던 나를 편안하게 호흡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기 시작한 순간들이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스스로 변화하는 순간은 일상의 안전하게 도착하고 있는 마음이 아니라,
배회하던 마음이 뱉어낸 한숨이나 질문 속에서 다가오는 우연한 삶의 생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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