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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Feb 17. 2020

7. 불이 붙어 빨리 타면 안되잖아 난 사랑을 응원해

독특한 음색과 경험에서 나왔을 것 같은 자전적 가사, 그리고 무대 위 폭발적인 카리스마가 어울려져 이미 완성되어 있던 한 밴드는 무한도전에서 빛을 발휘한다.

그 이후 인기는 날개를 달았던 것 같다. 그럴때도 혁오는 내게 유명해진 밴드. 몇 개 좋은 노래가 있는 밴드 정도였다.

본격적으로 좋아지게 된 노래는 TOMBOY였다. TOMBOY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마음을 후벼 팠었다.

가사는 힘들고 슬픈 것 같은데 왠지 춤을 추고 싶은 노래라 그런가, 빠져든다. 공연에서 TOMBOY 후렴 부분에는 관객 모두가 아아아아아- 를 하는데 그때 하나가 되는 느낌도 좋았다. 각자의 TOMBOY를 즐기는 방법이 뭉클했다.

몇 개의 공연을 봤지만 기억에 남는 최고의 공연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사실 모르는 사람의 공연을 추천하며 그 가수 공연 잘해라고 추천할 수 있는 가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고 어렵다.

하지만 혁오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연을 추천한다.

첫 번째는 우선 돈이 아깝지 않다.

물론 각자의 음악 취향을 고려하겠지만 음악 자체를 좋아한다면 라이브 공연에서 그들의 열기를 느껴봤으면 좋겠다. 기회비용과 금액을 고민했던 시간보다 공연을 보는 시간이 훨씬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시간은 공연이 시작할 때부터라고 장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그들의 행복 사랑 주문이다.

공연을 보는 내내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찾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 아티스트는 자신의 창조물을 위해 고민을 한다. 그 결과물을 좋아하는 우리는 아티스트가 고민하는 것이 대체로 무엇인지 모르지만 혁오는 계속해서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찾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혁오의 노래가 청춘이나, 사랑이나 그런 것들이 아닌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방법을 고민하며 노래를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혁오를 통해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방법을 고민해봤다.

혁오 공연떴다라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좋아하는 혁오의 공연을 보는 것, TOMBOY를 따라 부르는 것, 원하는 노래가 나오는 것, 공연이 끝나면 아쉬움과 약간의 피로감으로 집에 가는 것.

세 번째는 당연한 말이겠지만 노래가 좋다.

공드리, PAUL, 위잉위잉, 와리가리 LOVEYA!, HOOKA, GANGGANGSCHIELE, 큰새, PANDABEAR, 지정석, MASITNONSOUL등 이런 노래들이 있는데 노래 제목은 몰라도 들으면 아는 노래들이라 생각한다.

모두 들어봤을 노래고 이 노래가 이 제목이었어하는 그런 노래들이다.

사실 지금 쓴 노래는 혁오의 노래 리스트를 보면서 제목과 노래를 정확히 일치하는 것만 적었다.

나머지는 나도 음악을 듣고 제목을 봐야 아는 노래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뮤직비디오처럼 겨울 풍경이 어울리고 죽음 직전에 BGM이 깔렸으면 하는 정도로 아주 평온하고 행복한 곡이 있다. 죽는다는 것은 그 뒤의 이야기가 없어서 조금 그렇고 조용히 눈을 감으면 공드리가 흘러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살아나서 들어야지.


2017년 올림픽 공원 체육관에서 처음 본 이후로 그때 갔던 친구들과 3번 정도 더 단독 공연을 갔었다.

그때마다 혁오는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방법을 고민했는데 아무리 고민해도 잘 모르겠다.

수학 같이 풀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LOVE + HEART + MONEY = 진정한 사랑 true love... ?

MONEY + TIME + FRIEND = 행복 happiness...  ?

시험지를 받을 때 아는 문제가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괜히 아는 것 같아 앞에 적었던 것 처럼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적는다. 그리고 어쩌면 100점일지도 몰라라는 행복 회로를 가동한다.

이 행복 회로는 곧 떨어질 비트코인을 구매하면서 부자가 될 거야라는 달콤한 상상을 한다.

하지만 세상은 쉽지 않고 곧 저 답이 아닌 것을 알게 된다. 마냥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바라면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

이렇게 세상을 알면 알수록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가 아는 것은 모든 문제의 답변이 될 수 없고 정답은 처음부터 없었기 때문에 피해간다고 생각한다. 그럴때 내가, 아니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아주 사소한 것 하나라도 이뤄진다면 말이다. 그러니까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찾는 방법은 어렵고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우리, 사랑을 응원합시다.


베스트 3

TOMBOY

공드리

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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