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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Mar 05. 2020

24. 시간이 잠시 멈췄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란 마음이 무슨 뜻인지 정확힌 모르겠지만, 아마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이 될 것 같다. 진심으로 사랑했고 좋아하는 순간에는 그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해도 행복한 순간이 된다. 그런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옅어진다. 가장 강렬하고 색채 짙은 순간을 남기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멈춰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간을 되돌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상상은 흔했다. 그렇지만 현재에 후회되는 일들이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달라질까. 아마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노력하지만 항상 내 예상과 달리 어긋나 버리는 게 사람 일이니까. 그러니까 시간이 멈추는 게 확실한 방법이다.


지붕뚫고 하이킥2는 시트콤이지만 새드엔딩을 남겼다. 차 안에서 신세경은 최다니엘과 연인이 되지 못한 솔직한 감정을 고백하며 '이대로 시간이 잠시 멈췄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최다니엘은 미안했는지, 아니면 말을 잘 못 들었는지 운전 중에 신세경을 한 참을 바라본다. 운전 사고를 암시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비 오는 날이었고, 서로 울먹거렸고 둘은 어딘가 혼이 빠진 모습이었다. 그다음 장면에서 둘은 나오지 않는다. 남은 사람들은 그때 그 날을 기억하는 대사를 남겼다. 나는 지붕뚫고 하이킥2 전부를 두 번이나 볼 정도로 하이킥2를 좋아했다. 그런데 엔딩 OST를 몰랐다. 둘의 대사만 집중했는데 어떤 사람은 그때 나온 노래와 상황을 기억한다. 그래서 우연히 하이킥2 얘기가 나온 그 날 새로 알게 되었다. 누군가가 알려줄 때 기억에 남는 날을 이름에 이름을 알게 될 때라고 기억의 메모를 새긴다. 그건 그때를 기억하고 시간을 멈추는 내 유일한 방법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인 듀엣의 가사는 애잔하다. 최다니엘은 신세경을 동정으로 대했겠지만, 신세경은 최다니엘의 사랑을 원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아파하며 떠나는 동안 남긴 노래가 계속해서 기억에 남는 이유다.


Oh Lover, hold on

'till i come back again

if you just come back home


베스트3

Duet  

Elephants

star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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