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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Dec 29. 2020

<꺼내지 못했던 한 줌의 꿈>
영화 라라랜드

웰컴 투 셉스

사랑을 확인해가는 만남은 늘 꿈을 소곤거렸다. 서로가 가까워질수록 주머니 속에 감춰두었던 현실을 꺼내기 시작했다. 꺼내면 꺼낼수록 웃음보단 울음이 더 많아져갔다. 결국 홀로 남은 남자는 차마 꺼내지 못한 주머니 속을 오랫동안 간직할 것 같다. 영화는 서로의 행복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자신이 바라는 삶과 현실이 다를수록 거울을 보게 된다. 거울은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완벽한 진실의 창이다. 다만 우리가 우리를 볼 때 얼마나 진실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볼지는 모르겠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자신을 보는 눈은 현재 어떤 마음이냐가 중요하다.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위로를 바라지 않았는데 누군가의 음악으로 위로가 되었던 적이 있는가. 멈춰버린 호흡 속에서 서로 다른 현실을 마주하며 영화는 시작을 알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명장면을 남긴 굉장한 영화였다. 이 영화가 몇 년이 지나도 아! 이 장면. 아! 이 노래, 그때 그 상황들이 생각날 것 같다. 몇 번을 본 진 모르겠지만 최근에 볼 땐 세바스찬과 미아가 만나기까지와 헤어질 때 영화 흐름에 대한 속도가 보였다. 만남은 빠르고 당기기만 할 뿐 밀지 않는다. 둘이서 빠져드는 속도를 중력으로 당기는 것이었다. 사랑을 속삭이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서로에게 미치는 좋은 영향으로 둘은 성장해가며 달콤한 미래를 꿈꿨다.



서로 주고받는 영향이 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그래서 서로가 믿는 것들로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세바스찬과 미아는 분명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말했지만 많이 다르게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세바스찬이 무명, 백수 밴드를 그만두고 거대 음악사와 계약에 성공하며 밴드 활동을 시작하기 전이었다. 세바스찬은 그게 내 꿈이며, 모든 음악인들이 원하는 현실이라고 한다. 세바스찬은 밴드 활동에 대한 계획을 말할 때 미아의 눈을 바라보지 못한다. 꿈을 이루면 현실과 멀어지는 모습은 잔인하지만 앞으로 해쳐나가야 할 관문이었다. 말싸움이 끝난 후 저녁식사는 연기로 가득 차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후 세바스찬의 결정이 옳았다. 그토록 바라던 미아의 꿈을 손 잡아주었던 것이었다. 어딘지도 모를 그저 큰 도서관이 있다는 정보로 미아를 찾는다. 그동안의 실패에 대한 경험과 두려움이 있던 미아는 포기를 정당화하고 세바스찬은 그 포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끊임없이 꿈을 위로하며 응원하는 둘의 관계에는 사랑이 있었고,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때로는 그런 믿음이 불신이 되어 다툼도 있었겠지만, 진심은 언제나 서로를 향해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둘은 서로 좋아하는, 그래서 꿈을 향해서 나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듯했다.


언제나 자기 자신은 자신이 제일 잘 안다고 생각을 하지만, 힘들었던 과거의 발목이, 징크스가, 타이밍이 받쳐주지 않아서 안될 때 누구보다 주관적이고 감정적일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남이 바라보는 나가 되어 상황을 조금 더 객관적이고 차분하게 바라볼 때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사랑과 응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

언제나 자길 좋아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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