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5NMgkeZyoRo
사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야 하는 글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13년 전 단순히 어떤 곳에 끌려 제 발로 찾아갔는데 그곳은 나를 받아주었다. 아무튼 나름의 소속감이 생겼지만 그때도 인간관계는 늘 피곤하다는 것을 느끼곤 했다. 그래도 1년간 함께 했던 시간이 장면 장면 기억이 남아 시간이 지나도 종종 생각이 나곤 했다. 우리는 그 후로도 간간히 연락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턴 연락이 끊겼는데, 아쉬움보다는 시간이 흘렀으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다시 누군가에 의해 연락이 이어졌는데 카톡방이 편리한 건 연락처가 바뀌지 않는 한 누군가는 친구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다시 단톡방이 만들어졌지만 본격적으로 연락이 된 건 2년도 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중 몇 명은 나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거나, 마음만 먹으면 서울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거리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 그렇게 시간을 내기가 쉬운가. 밥 한번 먹자라는 인사는 시간은 계속 흘러 1년이 금방 가고 다시 1년이 금방 지나고 말았다.
우리는 모두 국토의 중간 지점인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차를 얻어 타며 오랜만에 본 그의 모습에 조금은 놀랐다. 사실은 이십 대 초반에도 제 길을 찾아 단단해 보였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놀랄 건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건 없는데도 왠지 모르게 변한 것 같다는 느낌이 나야 왠지 13년 전에 만난 것 같은 것 같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가면서 살아왔던 이야기를 하는데 결국은 이야기의 종착은 건강이었다. 20대의 우리를 기억하는 우리가 30대가 되어 어느새 40대를 앞두고 있다니 하면서 말이다. 물론 내가 더 빨리 40대가 되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역시나 건강은 1위의 순위였다.
우리가 먼저 도착했고 각자 한 팀씩 도착했는데, 그때의 모습에서 약간 살이 오른 형태의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합류했다. 예전의 모습이 신기하게도 기억이 남았는데 나랑 동갑인 한 친구는 지금이 너와 나는 그때완 달리 이제 제 나이를 찾은 얼굴이라며 크게 웃었는데 따지고 보면 이제 제 나이를 찾았는데 더 나이를 먹으면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삶을 살던 사람들이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것에서 일단 기분이 좋았다. 어떻게 살아가는지와 지금 살고 있는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우리는 과거에 함께 했던 날을 서로 기억하는데 그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타임라인이 기가 막히게 맞지 않다는 것, 그리고 불완전한 기억의 충돌은 서로의 기억을 더 헷갈리게 만들었다. 나 또한 여태껏 이들과 2년 반을 함께 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함께 했었다.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사실 그때가 좋았지라고 말하면서 1%의 포장도 없이 몇몇의 장면들을 떠올렸는데 그때 유행하던 싸이월드 얘기가 나왔고, 우리는 일부가 복구된 싸이월드를 보게 되었다.
사람의 기억력이 그다지 좋은 건 아니라는 것을 알았던 밤.
13년 전을 기억하는 일을 재구성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찾아가는 과정이 재밌었다.
우리는 물론 같은 날에 같은 순간을 함께 했지만, 사실은 그때도 그 시간은 각자의 삶에서 치열한 하루 중에 그저 일부를 함께 보낸 것이니깐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몇몇의 장면은 시간이 지나도 종종 내 기억에 남았고 나는 그 기억들에 영향을 받아서 살았으니 그때의 나와 그때의 시간이 소중했단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기억에 기억이 합쳐지며 내가 그때 무엇을 했는지가 상대방에게 기억된다는 것이 매 순간 놀라게 만들었고 내가 기억하는 것으로 상대방이 기억나게 하는 것에 대해 매 순간 놀랐던 밤.
그날 하루는 참 살만하다고 생각했다.
하루의 짧은 시간 동안 13년 전 서로의 기억이 공유되었다는 사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