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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운 Sep 16. 2019

글쓰기의 글쓰기  
<일간이슬아수필집2018>

좋아하는 작가의 글쓰기에 대하여

일상적인 글에 담긴 사랑은 읽는 사람에게도 큰 사랑을 느끼게 해 주었다.

평범한 문장 사이에 특별한 문장 하나가 내내 마음을 두드린다.

그런 내용들이 반복되니, 읽는 속도를 천천히 지켜가고 싶었다.

아마도 글을 받았던 사람들은 매일 건너오는 하루의 호흡이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을 거란 생각이 들만큼 좋은 글이었다.

하루에 한 편만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너무 좋아서 또 생이 느껴져서

매일 흘러가는 평범함 속에 특별함을 찾아가는 글쓴이가 사랑스러워져서 좋았다.

마음 한 구석 무언가를 발견하고 소리 내어, 웃고 울고 참아가는 일련의 과정 속에 글쓴이의 꾸준함이 이슬아의 표현처럼 조금은 가여워 보였고 많이 부러웠다.


나도 글을 쓸 줄 안다. 행복하다, 사랑한다는 글을 적기보다 행복하기 위한 방법을 쓰기를 원했다.

그러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을 거라는 믿음으로 글을 써왔고, 어느 정도 잘 정돈된 글이면 기분이 좋아졌다.

누군가 글을 칭찬한다거나, 좋아해 주면

나는 아닌 척, 하지만 실제론 그 날은 기분이 날아간다.

글쓰기에는 내 모든 것을 넣어보고 싶다. 사실,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것을 잘 알고 있다.

모자란 필력과, 꾸준하지 못 한 인내력,

쓰다 보면 내 이야기만 늘어놓는다거나,

지금처럼 쓸 때 없이 문장만 길어지거나.

가장 중요한 것 글이 재미가 없거나.

그런 글엔 자주 우울하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역시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는 것으로 해결하는 편이다.

주로 문유석 판사, 허지웅 작가의 글을 본다.

쓰고 싶은 글들, 아끼고 싶은 글들이 넘치도록 있으니까.

언제쯤 이런 글들을 써볼까 하며 정말 아끼면서 읽는다.

그들에겐 차가움 속에 뜨거움이 있다.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소재들로 특별함을 만드는 기막힌 글들은 마법과 같고 나는 그런 마법이 좋았다.

그리고 한 명이 더 늘었다.

허지웅, 문유석 그리고 이슬아

글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아니면 적어도 나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생각.

글을 잘 쓰는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을 닮고 싶어 하면 나도 그들과 같은 글을 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누군가도 나의 글을 좋아하고 닮길 원했으면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써본다.

어렵겠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 같은 고민을 하며 쓰는 글들이 좋았다. 그 느낌은 몇 번의 글쓰기 모임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는 함께 하지만 혼자 힘으로 해내야 하는 것들에 대한 것들을 시작하곤 한다.

혼자선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아라며 맘 편하고 기분 좋게 외출을 하는 기분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분명 나만 알고 나만 좋아하는 것들로만 가득할 것이다.

함께 떠나면 분명 내가 놓쳤던 것들을 다른 사람은 잘 들려주고 보여준다. 또 나처럼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즐기는 순간들을 함께 한다면

그땐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그 순간이 분명 글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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