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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계꽃 Mar 15. 2024

당신의 지지 자원은 무엇인가요?

이혼 후 심리상담사라는 목표를 세우고 1년 동안 주독야경을 하며 열심히 사이버대학교 강의를 들었다. 시험과 면접 과정을 거쳐 드디어 실습을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2022년 12월 31일. 학교 심리상담센터에서 신입 수련생들에게 수련에 필요한 심리검사를 받으라는 공지가 내려 왔다. 한 해의 마지막을 심리검사로 마무리하다니.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아니, 기분이 이상한 건 내가 수련 받으러 가는 상담 센터가 예전에 신혼 살림을 차렸던 집과 5분 거리라서 일 거다. 미미하게 속이 울렁거리는 상태로 5시간에 걸쳐 각종 심리 검사를 마쳤다. 검사를 마친 후 담당 선생님과 짧은 면담이 진행되었다. 멘토로 지정된 선배 선생님이 물었다. 


“선생님의 지지 자원은 무엇인가요? 사람도 좋고 사물도 좋습니다.” 

잠깐 고민하다 답했다. “일단 사람은 제 자신과 동생, 가장 친한 친구 이렇게 있고요. 나머지는... 글쓰기, 전시회 관람, 산책, 커피 등이 있네요.” 

"오, 지지 자원이 되게 많으시네요." 



여전히 속이 울렁거리는 상태로 돌아가는 길에 생각했다. 나한테 지지 자원이 많았구나. 이혼의 아픔, 이별의 상실, 내가 받은 상처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자. 새해에는 아끼고 사랑하는 존재들에 대해 진한 농도의 글을 써보자.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을 때 차분한 행복을 눌러 담은 글을 쓰고 읽으면 마음의 온도를 1도 정도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 이 브런치북은 2023년 2W 매거진에 연재되었던 칼럼 <나의 지지 자원>을 수정하여 발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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