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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NGdol Feb 29. 2024

세상에 필요 없는 사람은 없어

ADHD인의 진로 선택

이것도 재밌고 저것도 재밌는 나는
도대체 뭘 해야 하지?


내가 성인 ADHD 진단을 받기 전, 가장 큰 어려움은 남들처럼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어떤 일에 재미를 붙일 때쯤 되면 또 다른 흥미가 생겨서 하던 일은 내팽개치고 다른 일에 뛰어드는 게 내 취미였다. 그러던 내가 한 가지 꿈을 밀고 나가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늘 주변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그로 인한 외로움과 공허함은 나를 게임 속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끼니도 거르고 하루 종일 게임만 하다가 잠에 드는 날도 많았다.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ADHD 증상 중 하나인 과몰입 증상 때문에 그렇게 게임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당시엔 아버지께 한 소리 듣기도 했지만 지금의 나에겐 그때의 경험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게임 속 세계에 몰입하며 느꼈던 전율, 완전히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그때의 그 느낌은 나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해 주었다. 힘든 시기를 게임과 함께 이겨낸 나는 다양한 관심사와 잡다한 지식이 요구되는 직업인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로써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이 직업은 내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흥미와 깊은 몰입을 직업적 강점으로 바꿀 수 있는 완벽한 기회였다.


게임 속 세계를 창조하는 과정은 나에게 매력적이었다. ADHD로 인한 집중력 문제와 끊임없이 변하는 관심사는 오히려 나의 시야를 넓혀주었고, 그 경험들은 창작을 위한 나의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직업적인 성공을 이뤘다고 하긴 어렵지만, 내 일은 나를 정말 행복하게 한다.


우리들은 저마다 세상에 필요한 독특한 빛을 발한다. 때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단점이 실제로는 우리의 가장 큰 장점으로 바뀔 수 있다.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가 가진 '단점'을 뒤집어보면, 결국 그것이 우리를 세상에 필요한 존재로 만드는 강력한 개성이 될 수 있다. 그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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