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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리스트 Mar 30. 2022

퇴사는 전염됩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면 돌아보지 말자.

 퇴사는 강렬한 유혹이다. 전염성이 굉장히 강해서, 옆자리에 동료가 떠날 때면 떠나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게 되고, 나만 남아서 도태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조바심도 느끼게 한다. 머릿속으로 퇴사를 구체화시켜보다가도 막상 퇴근시간이 되면 또 살짝 좋아진 기분으로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면서 하루가 지나간다. 그렇게 또 시간이 가다가도 꽤 가까운 동료가 퇴사할 때면 보다 강한 충동을 느끼기도 하고, 주식계좌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또 당장이라도 퇴사해도 될 것 같은 용기가 생긴다. 나도 실제로 입사부터 퇴사까지 7년의 시간 동안 수십, 수백 번 고민한 일이지만, 그 고민의 치료하는 방법은 결국 퇴사였다. 적어도 내게는 그게 맞는 해결책이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퇴사를 마냥 추천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실제로 지인들을 상담할 때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미련을 갖기보단 후회하는 게 낫다는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퇴사 고민에 있어서는 신중론자가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퇴사를 통해 많은 것이 긍정적으로 달라지는 경험을 하면서 만족하지만, 내게 누군가 퇴사 후에 삶을 물어 올 때면 굉장히 신중하게 답을 하게 된다. 




1 지옥에서 2 지옥으로. 


퇴사 후의 삶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면 자주 하는 답변 중에 하나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지옥이 있는데 원래 있던 지옥에서 다른 지옥으로 이동하는 것 일수도 있다고. 어떤 지옥이 본인에게 더 잘 맞을지를 선택하는 거라고. 


 

 7년의 회사생활을 하면서 나는 '해결책이 없는 이야기 계속하는 것'과 실제의 문제 해결과는 상관없는 '보고를 위한 보고' 같은 요식행위를 하는 것에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게 되었다. 회사생활에 연차가 쌓여가면서 그런 이유에서의 분노와 피로가 누적이 되어갔다. 그에 반해 퇴사 후에 겪는 고통은 그 크기나 정도가 더 강할지언정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보여주기 식의 문제 인식이나 해결이 아니라,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당면해야 하는, 실체가 명확한 종류의 고통이었다. 내게는 이 고통이 더 잘 맞았다.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공감 없이 해내는 일보다는, 스스로 미션을 정하고 달성해가는 일이 내게는 더 잘 맞았지만, 반대로 누군가에게는 이 고통의 크기가 훨씬 클 수 있다.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은 자신 있지만 스스로가 도전적인 상황에 놓이는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회사 다니는 것보다 더 괴롭고 두려운 나날들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퇴사 후에 다른 사람의 삶의 모습은 참고는 할만한 요소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본인 스스로의 성향과 스트레스의 원인을 냉철하게 인지하고 고민해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순간 욱해서 결정한 일이 아니라면, 대부분 당신의 선택이 맞다. 고민의 과정은 고려할 것도 많고 두렵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면 돌아보지 말자. 

그 고민의 결론이 퇴사가 아니라도 괜찮다. 퇴사하고 싶은 마음에 매몰되어서, 너무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더라도 냉정하게 고민하고 받아들이자. 이 과정을 진지하게 겪어보고 마음의 결정을 내려보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으니까. 


당신의 선택이 후회되는 선택으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당신의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어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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