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생일인 삶은 어떨까?
생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국어사전 정의는 이렇다.
'(명사) 세상에 태어난 날. 또는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해마다의 그날.'
나는 예전부터 생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었다. 생일은 '내가 태어났던 날' 바로 그날뿐인데 매년 특별하게 보낼 필요가 있을까? 사실 날짜의 개념도 농사에 활용하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도구에 불과한 것 아닌가. 그래서 난 생일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가족들에게도 그냥 평소처럼 보내자고 이야기한다. 형식적으로 오는 축하 카톡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설정에서 생일표기를 해제해 놓았다.(정말 좋다. 가족을 제외하고 내 생일을 날짜로 기억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일은 별 의미 없는 날이니 당연할지도)
가끔 생일에 목을 매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조금 과장해서 이들은 일 년 내내 생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품앗이하듯 카톡 선물도 부지런히 보낸다. 그리고 생일이 된다. 그렇게 저녁이 되면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 왜냐하면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항상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기대는 선물일 수도 있고, 저녁 메뉴 일수도 있고, 진심 이런 장문의 축하 메시지 일수도 있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회복탄력성] 저자인 김주환 교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들숨과 날숨'에 대한 내용이었다. 우린 매 순간 생과 사를 경험한다. 들숨은 생(生)이고 날숨은 사(死)이다. 우리는 언젠가 마지막 날숨으로 생을 마감한다. 그전까지는 매 순간 살아나고 다시 죽는다. 그렇다면 우린 항상 생일이겠네? 그렇다. 우린 매 순간 생일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생일은 이미 흘러가버린 그 시점의 과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바로 현재인 것이었다.
매 순간을 생일처럼 사는 삶. 정말 멋지지 않을까?
나도 그런 삶을 살아보자고 또 한 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