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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위험보다 신뢰를 중시한다

왜 담뱃갑의 경고문에는 분노하지 않을까?

by 멘탈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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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아들과 편의점에 잠시 들렀다. 카운터 직원 뒤로 수많은 담뱃갑들이 보였고 혐오스러운 사진들도 보였다. 술이나 담배의 경고문을 보면 대놓고 암 발생을 유발한다고 적혀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서 피우고 마신다.(나도 담배는 끊었지만 아직 애주가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좀 아이러니하다.

가끔 뉴스에서 '알고 보니 발암물질'이었다는 식의 기사를 접하게 된다. 과거 생선구이 연기가 그렇다고 했었나? 아무튼 아무리 미량이라도 온갖 매스컴에 대서특필되고 당장 다음날부터 해당 제품의 불매운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제품 판매가 중지되고 욕이란 욕은 다 먹는다. 그냥 죽일 놈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그런 제품을 만든 기업이나 판매자를 옹호하고자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대중들의 행동을 잘 생각 보면 아이러니하다는 것이다. 대놓고 발암물질이라고 적혀있는 담배나 술에게는 그렇게 관대하면서 왜 그렇게 격분하는 것일까?

내가 내린 나름의 결론은 이렇다.


"인간은 위험보다 신뢰를 중시한다."


대중들이 분노하는 포인트는 건강을 해칠 염려가 아니라 깨져버린 신뢰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위험보다 신뢰의 상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생각해 보면 인간관계도 그런 것 같다. 회의석상에서 공개적으로 나를 비판하는 사람보다 뒷담 까다 걸린 친구 놈에게 더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예상되는 위험보다 신뢰의 상실이 더 중요한 문제였을까?

다양한 자기 계발 서적에서 신뢰, 곧 신용의 중요성이 많이 언급된다. 신뢰의 상실이 사람들의 발작버튼이라면 신용이 곧 재산이라는 말도 이해가 간다.

내 신용점수가 몇 점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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