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좌충우돌 멘토링』 스물여덟 번째 이야기
엑셀 시트에 찍힌 숫자, GA에서 보여주는 사용자 그래프, 광고 클릭률, 이탈률, 전환율…
초기 플랫폼 스타트업 대표 K는 데이터에 강한 자신이 있었다.
제품 개발도 직접, 대시보드도 직접 만든 그는 항상 ‘지표가 말해준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날, 투자 상담 후 표정이 싸늘했다.
“유저 수는 늘고 있는데, 왜 그걸로 신뢰가 안 생기죠?”
그는 답답한 듯 내게 물었다.
투자자는 단호했다.
“지표 말고, 고객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누가, 왜, 어떻게 당신 서비스를 좋아하는지요.”
그때부터 K는 뭔가 잘못 짚었다는 걸 직감했다.
며칠 뒤, 그는 1년 전 가입한 고객 A씨를 찾아 직접 전화를 걸었다.
“예전에 가입하신 이후로 자주 안 쓰시던데, 혹시 불편한 점이나 아쉬웠던 점 있으실까요?”
A씨는 놀라면서도 기꺼이 응답해줬다.
“사실 서비스는 좋았어요. 근데 문의했을 때 답이 너무 느렸어요. 한참 기다리다 말았죠.”
그 한마디에, K는 처음으로 숫자 바깥의 사람을 보게 됐다.
다음 주, 그는 고객 20명에게 직접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 중 한 명은 이런 말을 남겼다.
“이런 식으로 직접 연락 오는 건 처음이에요. 그래서 다시 관심이 생겼어요.”
그제야 그는 이해했다.
진짜 고객은 GA 숫자 안에 있는 ‘도형화된 집단’이 아니라, 이름이 있고, 감정이 있고,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는 걸.
지표로는 고객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에게 내가 건넨 조언은 이랬다.
> “지표는 방향이고, 고객은 이야기야. 이야기를 가진 고객이 늘어야 사업은 살아나.”
그는 요즘도 하루에 한 명, 고객 전화를 한다고 했다.
물론 서비스는 점점 좋아지고 있고, 전환률보다 더 중요한 ‘고객 찐 후기’가 늘고 있다.
---
멘토K의 인사이트 노트
○데이터는 등대, 고객은 나침반이다.
○숫자는 몰라도 사람이 왜 쓰는지는 알아야 한다.
○고객 인터뷰는 UX 리서치가 아니라 ‘신뢰 회복의 시작’이다.
○투자자는 숫자보다 ‘사람이 있는’ 데이터를 원한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