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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인생의 후반전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

『나이 60, 비로소 보이는 것들』 여덟 번째 글

by 멘토K

예순이 되면 흔히 ‘인생의 후반전’이라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이제 절반이 지났다’고도 한다.


하지만 내 마음은 조금 다르다. 후반전이나 절반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기업에서 10여 년, 컨설턴트로 25년을 보내며 쉼 없이 달려왔다.


그동안 숱한 보고서와 프로젝트에 매달리며 살았고, 작은 성취와 좌절을 반복하며 여기까지 왔다.

그 길 위에서 배운 것은 많았다. 그러나 그 시간은 어디까지나 ‘앞만 보고 달려야 했던 시절’이었다.


예순이 된 지금은 다르다.

더 이상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는 결산표를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새로운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이다.


과거가 인생의 무게를 더해주었다면, 이제는 그 무게를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가는 시작점에 서 있는 기분이다.


나는 여전히 배울 게 많다.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원에 다니고, 새로운 도전 초기에 여러 어려움 속에서 박사 과정에 몸을 던졌던 것도 결국 새로운 시작을 위한 도전이었다.

책을 쓰며 나의 이야기를 세상과 나눈 것도 또 하나의 출발이었다.

그리고 지금 AI라는 낯선 도구 앞에 서 있는 나 역시,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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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에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 큰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예순에 들어서니, 시작은 꼭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작은 호기심 하나, 작은 변화 하나가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아침에 걷던 산책길을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다르게 느껴지고, AI로 글 한 줄을 다듬어 보는 일만으로도 또 다른 세계가 열린다.


시작은 멀리 있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예순을 ‘끝의 문턱’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삶을 새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조금 더 마음 편히 선택할 수 있고, 성과보다 과정의 즐거움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인생의 후반전이 아니라, 또 다른 인생 한 권을 써 내려갈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나이 예순, 뒤를 돌아볼 수도 있지만 나는 앞을 더 보고 싶다.

이제는 시간과 마음을 더 자유롭게 쓰고 싶다.

그리고 그 자유 속에서 또 한 번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한다.
“예순은 후반전이 아니다. 또 다른 시작이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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