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힘! 생활인구와 로컬관광 전략』 서른번째 이야기
여행지를 다녀온 사람들의 가방 속을 열어보면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체험의 흔적이 담겨 있다.
직접 만든 도자기 한 점, 체험장에서 맛본 차와 똑같은 티백, 농장에서 따던 감귤을 가공한 잼.
체험이 소비로 이어지는 순간, 관광은 단발적 경험에서 경제적 선순환 구조로 확장된다.
그래서 지역관광의 새로운 화두는 “체험 후 소비”를 어떻게 연결하느냐다.
전북 전주의 한옥마을에서는 한지 공예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관광객이 직접 한지로 작은 등불이나 수첩을 만들고 나면 자연스럽게 완성품을 구매하거나, 체험장에서 본 다른 공예품에도 눈길이 간다.
단순히 보는 것보다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체험장과 상점을 바로 연결해 “만든 것 + 비슷한 제품 구매”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과 한지 상품 매출은 단순 기념품 판매보다 높은 체류 효과를 낼 수 있다.
제주의 감귤 농장 체험도 소비 연결의 좋은 사례다.
관광객이 직접 감귤을 따며 농부의 이야기를 듣고, 체험 후에는 농장에서 만든 감귤청이나 감귤 말랭이를 구매하게 된다.
“내가 따던 바로 그 나무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감정이 제품 구매를 이끈다.
일부 농장은 체험 종료 후 온라인 쇼핑몰을 소개해, 집으로 돌아가서도 꾸준히 주문할 수 있게 했다.
체험에서 소비, 소비에서 지속적인 관계로 이어지는 전략이다.
해외에서도 이런 모델은 활발하다.
일본 교토의 ‘말차 체험’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게 아니라, 차 whisking(차를 젓는 도구) 사용법을 배우고 직접 말차를 내린다.
체험을 마친 후에는 같은 도구와 말차 세트를 구매할 수 있다.
단순한 음료 체험이 생활 속 소비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예다.
교토의 많은 찻집이 “체험 + 제품” 패키지를 운영하며 관광 수익을 확대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와이너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와인 시음만 했다면 기억은 금방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직접 포도를 따고 발효 과정을 배우는 체험 후에 마시는 와인은 특별하다.
그 와인을 병째로 구매하거나, 이후 온라인으로 재주문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토스카나 와이너리들이 체험과 소비를 연결해 장기 고객을 확보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첫째, 체험과 제품을 직결시키라.
도예 체험 뒤에는 도자기 판매, 감귤 따기 뒤에는 가공품 판매가 자연스럽다.
둘째, 스토리텔링을 입히라.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내가 체험한 이야기”가 덧붙여진 제품일 때, 소비자는 더 큰 가치를 느낀다.
셋째, 지속적인 채널을 열어라.
현장 구매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 주문, 정기 배송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체험이 소비로 이어지면, 관광은 하루의 경험을 넘어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비가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체험의 연장이 된다는 점이다.
집에 돌아가서도 그 물건을 사용할 때마다 여행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다시 지역을 찾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긴다.
머무는 힘은 결국 이런 연결 속에서 완성된다.
체험은 사람을 움직이고, 소비는 그 관계를 이어준다.
지역이 체험과 소비를 유기적으로 묶어낼 때, 관광은 잠깐의 방문에서 생활인구로 확장되는 길을 찾는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