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힘! 생활인구와 로컬관광 전략』스물 일곱번째 이야기
축제는 지역의 얼굴이다.
사람들을 모으는 힘이 있고, 마을을 알리는 창구가 된다.
하지만 축제의 프로그램이 단순히 공연과 먹거리로만 채워진다면 기억은 짧게 머물고 만다.
반대로, 체험부스 하나가 축제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기도 한다.
그 작은 공간에서 관광객은 단순한 구경꾼에서 ‘참여자’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지역 축제가 체험부스를 전략적으로 심고 있다.
전북 남원의 ‘춘향제’를 떠올려보자.
원래는 판소리 공연과 전통의례 재현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전통 한복 입어보기’, ‘사랑 편지 쓰기’ 같은 체험부스가 인기를 끌었다.
축제를 찾은 청소년과 가족 단위 관광객은 단순히 공연을 보던 관람객에서 직접 참여자가 되었다.
사진을 찍고, 글을 남기고, 그것을 SNS에 공유하면서 축제의 기억은 개인의 경험으로 확장된다.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축제’는 체험부스가 축제의 성패를 좌우한 대표적인 사례다.
단순히 물고기를 보는 행사가 아니라, 얼음 구멍에서 직접 낚시를 하고, 잡은 산천어를 즉석에서 구워 먹는 체험이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은 두 손으로 물고기를 잡으며 즐거워하고, 어른들은 어린 시절 시골 추억을 되살린다.
이런 경험은 “내년에 또 오자”는 재방문으로 이어진다.
해외 사례도 흥미롭다.
일본 삿포로의 ‘눈 축제’는 거대한 얼음 조각 전시로 유명하다.
하지만 진짜 매력은 ‘작은 체험 부스’에 있다.
아이들이 직접 미니 얼음 조각을 만들어보고, 관광객이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따뜻한 음식을 요리 체험하는 부스가 늘어서 있다.
단순히 보는 축제가 아니라 ‘직접 하는 축제’가 될 때, 삿포로 눈 축제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건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다.
맥주 축제로 잘 알려져 있지만, 맥주를 단순히 마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일부 부스에서는 직접 맥주잔에 그림을 그리거나, 전통 브레첼을 구워보는 체험을 제공한다.
그 경험이 관광객의 기억에 남아 “맥주를 마셨다”는 차원을 넘어 “맥주 문화를 배웠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첫째, 참여감을 만든다.
축제는 본질적으로 집단적 경험이지만, 체험은 개인적 참여를 통해 더욱 진하게 기억된다.
둘째, 관계성을 확장한다.
주민이 체험을 안내하고, 관광객이 직접 배우는 순간 마을과 사람 사이에 관계가 생긴다.
셋째, 재방문을 유도한다.
단순히 공연은 한 번 보면 끝나지만, 체험은 “다음에 또 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만든다.
축제의 체험부스는 단순한 부차적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축제를 살아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핵심 동력이다.
작은 체험이 모여 큰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지역의 브랜드로 남는다.
머무는 힘은 축제의 순간에도 만들어진다.
보고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해보고, 마음으로 담아낼 때, 축제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기억이 된다.
로컬축제에 체험부스를 심는 이유는 바로 그 기억을 오래 붙잡아두기 위함이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