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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잃은 나이'가 아니라 '축척된 시간'

『AI시대, 시니어의 시간이 다시 온다_에이니어 여섯번째 글

by 멘토K

나이가 든다는 건 잃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이제 너무 늦었어.” “기회는 젊을 때뿐이야.”


그 말 속에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느끼는 불안이 숨어 있다.


하지만 나는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그건 ‘잃은 나이’가 아니라, ‘축적된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야말로 AI시대에 가장 큰 자산이 된다.


AI는 빠르다. 하지만 깊지는 않다.

데이터를 학습할 수는 있어도, 시간의 무게를 경험하지는 못한다.


반면 시니어는 느릴지라도 그 안에 ‘맥락’을 가진다.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니라, 이해한다.


AI가 정답을 찾는다면, 시니어는 이유를 찾는다. 기술이 성장의 속도를 바꾼다면, 경험은 방향을 바꾼다. 그 둘이 만나야 비로소 진짜 혁신이 만들어진다.


내가 상담했던 한 시니어 창직가는 이런 말을 했다.

“내가 가진 건 오래된 경험뿐이라 쓸모가 없어요.”


하지만 나는 되물었다.

“그 경험을 정리해본 적이 있나요?”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그가 20년간 겪어온 실패와 배움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프로젝트의 과정, 고객의 반응, 해결책의 변화, 감정의 흐름. 그 모든 것이 하나의 ‘데이터’였다.


며칠 뒤, 그 자료를 ChatGPT에 입력하자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AI는 그의 경험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냈고, 그걸 기반으로 ‘시니어 컨설턴트용 고객관리 매뉴얼’을 만들어냈다.


그가 버렸다고 생각한 시간이 새로운 사업의 씨앗이 된 것이다.


AI시대는 데이터를 다루는 시대지만, 데이터만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


그 안에 담긴 감정, 맥락, 선택의 이유를 해석할 수 있는 건 오직 경험이다.


시니어의 축적된 시간은 바로 그 해석의 언어다. AI는 숫자를 말하지만, 시니어는 이야기를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숫자보다 이야기에 반응한다.


나는 시니어 창업과 창직 현장에서 종종 ‘속도의 착각’을 본다.


빠른 게 능력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AI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다.


깊이는 시간이 만든다. 그 깊이가 바로 신뢰를 만든다. 지금의 세상은 정보가 넘쳐나지만, 진정한 신뢰는 부족하다.


그래서 오히려 시니어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래된 경험은 느리지만 단단하고, 무겁지만 따뜻하다. 그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AI를 활용하는 시니어에게 중요한 건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축적된 시간의 해석력’이다.


내가 살아온 길에서 배운 원리와 통찰을 AI와 연결하는 것, 그것이 창직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20년 동안 고객을 상대해온 판매 경험은 AI 고객데이터 분석의 가장 실질적인 해석 도구가 된다.


30년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교사의 경험은 AI 교육 콘텐츠의 인간적 품질을 높인다.


경험이 많다는 건, 곧 데이터가 많다는 뜻이다. 다만 그 데이터는 머릿속에 잠들어 있을 뿐이다. 이제는 그걸 깨워야 한다.


나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경험을 기록하세요. 글로, 음성으로, 사진으로, 무엇이든 좋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추억 기록이 아니라, AI가 학습할 수 있는 ‘삶의 데이터베이스’다.


AI는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강의, 매뉴얼, 브랜드를 만들어낸다.


결국 축적된 시간은 AI를 작동시키는 인간적 연료다. 젊음은 AI를 다루지만, 시니어는 AI를 이해한다. 그 차이가 세상을 바꾼다.


많은 시니어가 “이제 시대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렇게 본다. 지금이야말로 당신이 필요할 때다.


젊은 세대는 기술을 잘 다루지만, 그것을 ‘사람의 언어’로 번역하지 못한다.


반면 시니어는 관계의 언어, 감정의 언어를 알고 있다.

AI가 만든 결과물에 인간의 의미를 불어넣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시니어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세상은 여전히 ‘사람다움’을 찾고 있다.


AI시대의 기회는 ‘새로운 것’에서만 오지 않는다. 오히려 오래된 것의 재발견에서 온다.


내가 살아온 시간, 쌓아온 경험, 잊었다고 생각한 기억이 이제는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시대다.


AI는 그 연결의 다리를 만들어준다. 그 다리를 건너려면, 내가 살아온 길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축적된 시간을 인정하고, 그것을 자산으로 바라보는 순간, 인생 2막의 기회는 이미 열려 있다.


젊음이 빛나는 건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고, 시니어가 빛나는 건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본 사람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이제 ‘빠른 사람’보다 ‘깊은 사람’을 원한다. 그리고 그 깊이는 시간이 만든다.


나이는 벽이 아니다.

그건 당신이 지나온 시간의 증거이며,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의 무게다.


그 시간은 결코 잃은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여전히 현재를 움직이는 에너지다.


AI는 빠르게 배운다.

그러나 당신은 오래 살아왔다.

그 차이가 바로, 앞으로의 기회를 만든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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