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시니어의 시간이 다시 온다_에이니어 네번째 글
퇴직은 끝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전환기’라는 새로운 이름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직을 ‘이제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명함이 사라지고, 아침 출근길이 사라지고, 사회 속의 역할이 사라진다.
하지만 정말 사라지는 걸까? 아니다. 단지 ‘형태’가 바뀌는 것뿐이다.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의 역할이 멈출 뿐, 나라는 존재의 가치와 경험은 여전히 살아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전환의 준비’를 얼마나 진지하게 했느냐다.
AI시대의 전환은 단순히 일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고방식의 리셋이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없다.
하지만 시니어에게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경험에서 비롯된 통찰이다.
이 통찰은 AI가 따라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경험과 통찰을 AI라는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가치로 재구성하는 일이다.
즉, ‘퇴직 후’의 삶은 단절이 아니라 ‘융합의 시간’이어야 한다.
나는 오랜 기간 시니어 창업과 창직 현장을 보아왔다.
공통점이 있었다. 퇴직 이후의 준비를 ‘은퇴 자금’으로만 생각한 사람은 불안했고, ‘은퇴 이후의 역할’을 준비한 사람은 단단했다.
퇴직은 돈이 아니라 ‘정체성의 문제’다.
나는 누구였는가, 그리고 이제 누구로 살아갈 것인가.
AI시대의 시니어는 단순히 일거리를 찾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정체성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창작자여야 한다.
이제 일의 형태는 완전히 달라졌다.
AI를 활용하면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예전엔 팀 단위로 하던 일을, 지금은 개인이 ChatGPT, Notion AI, Canva 같은 도구를 활용해 완성할 수 있다.
나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 콘텐츠로 만들고, 강의로 확장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창직의 시대다.
직업(Job)이 사라져도, 일(Work)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개인의 경험이 디지털로 변환되며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낸다.
AI시대의 ‘전환의 준비기’는 기술을 배우는 시기가 아니다. ‘생각을 바꾸는 시기’다.
지금까지는 조직이 나의 목표를 정해줬지만, 이제는 스스로 방향을 정해야 한다.
조직 안에서는 “이 일을 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이제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이 질문이 바로 시니어의 전환을 여는 열쇠다. AI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돕는 동반자일 뿐이다.
AI를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어려운 것은 자신의 경험을 새로운 언어로 바꾸는 일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해왔고, 그 속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정리해보라.
예를 들어 30년간 고객을 상대해온 경험은 ‘AI 고객 데이터 해석’의 기본이 된다.
프로젝트를 관리해온 경험은 ‘AI 업무 자동화 컨설턴트’로 확장될 수 있다.
가르치는 일을 해왔던 사람은 ‘AI 기반 지식 콘텐츠 제작자’로 변신할 수 있다.
핵심은 “AI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내 경험이 AI와 만나면 어떤 새로운 가치가 될까?”다.
퇴직 후 1~2년은 ‘기회의 시간’이다.
이 시기를 두려움 대신 탐색의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
세상을 이해하고, 새로운 흐름을 읽고, 기술을 두드려보는 기간이다.
나는 이 시기를 ‘전환의 준비기’라 부른다. 빠르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내가 누구를 돕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를 스스로 묻는 것.
이 질문에 진심으로 답할 수 있다면, 이미 전환은 시작된 것이다.
나는 실제로 많은 시니어들이 AI를 활용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봤다.
은행원 출신의 한 시니어는 ChatGPT로 금융 상담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를 시작했다.
교육공무원 출신의 한 시니어는 자신의 강의 노트를 AI로 정리해 온라인 강좌로 전환했다.
이들은 모두 거창한 기술을 배운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경험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AI는 도구일 뿐, 주인공은 언제나 사람이다.
퇴직은 잃는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다시 배우고, 다시 연결되고, 다시 쓰는 시간이다. 회사는 떠나도, 배움은 남는다.
관계는 줄어들어도, 경험은 쌓인다. 그리고 AI는 그 경험을 다시 세상과 연결시켜준다.
시니어의 진짜 전환은 바로 그 연결의 회복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AI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을 따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세상과의 연결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오랜 세월 축적한 경험과 인간적인 감성을 AI라는 기술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은 새로운 시대의 경쟁력이 된다.
이 과정이 바로 ‘퇴직 이후의 전환’이자 ‘에이니어의 시작’이다.
퇴직은 인생의 쉼표가 아니라, 다음 문장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아직 쓰지 않은 문장이 더 많고, 그 문장을 완성할 도구가 이제 손 안에 있다.
AI는 우리의 경험을 다시 읽고, 다시 쓰게 만든다. 그러니 퇴직은 끝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문장을 쓰기 위한 여백이다.
이제, 당신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그 시간을 멈추지 말고, 방향을 바꿔보라.
AI는 그 방향을 함께 밝혀줄 것이다.
- 멘토 K -